더불어민주·국민의당만 참석
야당 의원 의견조율에 그쳐
쟁점사안 충분한 논의 지적
야당 의원 의견조율에 그쳐
쟁점사안 충분한 논의 지적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가 우여곡절 끝에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개정안에 대한 법안심사에 들어갔지만 '반쪽짜리'에 그쳤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단통법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고, 단통법의 핵심으로 꼽히는 지원금 상한제 일몰이 오는 9월 말로 다가왔지만, 정작 법 개정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23일 미방위는 법안소위를 열고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 개정안, 방송법 개정안, 단통법 개정안을 상정, 논의했다. 이미 1월 임시국회 일정은 지난 20일 끝났지만, 법안소위는 여야 합의시 회기 중이 아니더라도 열 수 있다. 미방위는 그동안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을 둘러싼 여야 정쟁 때문에 법안소위를 열지 못하다가 최근 들어서야 겨우 법안 심사에 착수했다. 20대 국회가 출범한지 약 8개월 만이다.
문제는 이날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만 참석했을 뿐,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으면서 법안소위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했다는 점이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지난 20일 미방위 야3당 의원들이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을 두고 안건조정위원회 구성을 요구한데 반발해 법안소위에 참석하지 않았다. 미방위 법안소위는 새누리당 5명, 더민주 4명, 국민의당 1명 등 총 10명으로 구성됐다. 의결정족수는 6명이다. 법안소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홍근 의원(더민주)은 법안소위를 열고 안건을 상정했지만, 결과적으로 법안에 대한 야당 의원들 의견 조율에 그쳤다.
특히 단통법은 쟁점 사안에 대한 설명과 정부 입장을 듣는 수준에서 마무리됐다. 김성수 의원은 "단통법은 너무 쟁점이 많은데 오늘 심사가 의미가 있을까 의문"이라며 "쟁점 사안에 대해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홍근 법안소위원장도 "단통법은 미방위에서 다루는 주요 법안이자 국민 관심이 높은 법으로, 지난해 합의 가능한 것부터 처리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현재 미방위에 계류 중인 단통법 개정안은 총 11건이다. 이들 법안은 지원금 상한제 폐지, 이통사와 제조사가 지급하는 보조금(지원금)을 따로 공시하는 분리공시, 위약금 상한제 도입,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20% 요금할인, 선택약정) 조정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이날 법안소위에서 방통위는 지원금 상한제 폐지에는 반대, 분리공시에 대해서는 찬성 입장을 나타냈다. 김재홍 방통위 부위원장은 "지원금 상한제가 오는 9월 말로 끝나는 만큼 지금 폐지하는 것은 입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방통위는 단통법 마련 당시부터 분리공시 도입을 추진했으나, 규제개혁위원회가 삭제 권고했다"고 말했다.
미래부는 위약금 상한제 신설에 대해서는 수용 입장을 나타냈으나, 20% 요금할인의 할인율을 30%로 높이자는 법안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했다. 최재유 미래부 차관은 "요금할인 자체가 지원금에 상응하기 때문에, 할인율을 너무 높이면 지원금이 낮아질 수 있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윤희기자 yu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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