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ICT소비자정책연 정책국장
![[DT광장] 실질적 `통신비 인하` 필요하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701/2017012302102351104001[1].jpg "[DT광장] 실질적 `통신비 인하` 필요하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태로 인해 대선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하면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한다. 후보의 자질 및 공약을 검증하기에는 매우 짧은 기간이며, 인수위원회 절차도 없이 바로 대통령 직무가 시작되기 때문에 공약이 곧 차기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가 될 것이다. 때문에 어느 대선보다 후보들의 공약이 충분한 정책적 검증과 보완을 거칠 수 있도록 주요현안에 대한 공약발표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또, 이번 대선에서는 어느 때보다도 서민경제 회복을 위한 공약이 중요하다. 서민경제 관련 지표들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3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 처분가능소득 증감률은 0.7%로 증감률이 1% 미만이었던 것은 금융위기 이후 7년 만이고, 한국은행 발표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지난 달 94.2로 금융위기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고 실제 가계에 도움이 되는 정책이 어느 때 보다 필요하다.
그 일환으로 가계통신비 인하 공약도 적극 검토돼야 한다.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6112만 명으로 우리나라 인구를 뛰어넘었다. 가계지출에서 통신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5% 수준이며, 단말기 가격 상승과 데이터트래픽 사용으로 인한 통신비용 증대로 인해 가계통신비는 향후 지속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또, 작년 국정감사에서는 저소득층이 고소득층보다 가계통신비 부담이 최고 140% 높다는 지적(김성태 의원)이 있었다. 가계통신비를 인하하면 그 효과가 광범위하게 나타남은 물론 저소득층에 더욱 큰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가계통신비 인하는 국민들 삶에 반영되는 체감도가 크다. 통신비는 소비자물가 주요 품목군 중에서 단위 품목당 평균가중치가 10.9로 가장 높다. 이는 통신분야 단일 품목의 가격 상승이 소비자물가 상승에 기여하는 크기가 가장 크다는 의미다. 역으로 말하면 통신분야의 가격을 인하하는 것이 소비자물가를 안정시키는데 가장 큰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책효과를 감안할 때 2010년 스마트폰 도입과 더불어 가계통신비가 급증하기 시작한 이후 역대 정부에서 실질적으로 가계통신비 인하를 하지 못한 것은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이명박 정부는 망 임대정책 시행, 결합서비스 도입, 통신사업자 간 경쟁 활성화를 통한 가계통신비 인하를 공약했으나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박근혜정부에서 시행된 '단말기유통법(단통법)'은 정부 스스로는 자화자찬하고 있는지 몰라도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과 가계통신비 인하 모두 성공한 정책이라 보기 힘들다. 녹색소비자연대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이 김성수 의원실과 함께 실시한 조사에서도 79.1%의 국민들은 단통법 이후 가계통신비 인하를 체감하지 못했거나 도리어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답했다.
앞서 녹색소비자연대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실질적으로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한 5대 정책을 제안했다. ① 단통법의 상한제 폐지와 분리공시 시행 ② 통신사의 통신원가 검증 투명화 통한 통신원가보상률 산정 현실화 ③ 내구 연한이 지난 2G·3G 서비스의 조속한 통신요금 20% 인하 ④ 유심 가격 인하 및 유통 다양화와 통신과 단말기 판매를 결합함으로서 발생하는 각종 수수료 부담 비용 경감방안 마련 ⑤ 단통법 이후 진행되고 있는 통신 유통시장 구조조정을 위한 정부-국회 차원의 TF구성 필요 등이다.
여기에 이제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대기업 3사로 한정된 이동통시장의 불완전경쟁구조를 완전히 해체해야 할 때가 됐다. 제4이동통신사업자를 선정하는 것과 더불어 이통 4사가 소비자를 위한 완전경쟁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전기통신사업법 환경도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규정한 헌법 제1조의 정신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는 요즘, "대한민국의 경제정책은 국민들의 주머니 쌈짓돈을 지켜주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의미로 실질적인 '가계통신비 인하' 공약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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