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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수 칼럼] 바보야, 문제는 일자리야

예진수 선임기자 

예진수 기자 jinye@dt.co.kr | 입력: 2017-01-22 17:00
[2017년 01월 23일자 22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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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수 칼럼] 바보야, 문제는 일자리야
예진수 선임기자


한국 경제 성장의 뿌리가 말라가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성장률이 2015년(2.6%), 2016년(2.7%)에 이어 올해도 2.5%로 예상된다. '3년 연속 2%대' 저성장이다. 2.6% 성장률은 매우 낮은 수치지만, 마이너스 성장은 아니었다. 그러면 2.6% 성장 과실의 혜택은 누구에게로 갔단 말인가. 그 과실은 최순실 등 국정 농단 과정에서 새나간 예산, 이적 행위나 다름 없는 방탄복 비리 등 천문학적 규모의 방산 비리, 사람도 다니지 않는 곳까지 큰 도로를 뚫는 등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낭비, 눈먼 돈으로 치부돼온 정부 보조금 등으로 날아갔다. 4차 산업혁명을 위해 쓰여야 할 귀중한 실탄이 최순실에 겹줄 공생 관계를 맺은 '예산 도둑들'에 의해 엉뚱한 곳으로 새나갔다.

성장 과실이 적합하게 분배되지 않은 탓에 많은 청년 실업자가 거리를 헤매고 있다. 이미 청년들은 참담한 외환위기 찬바람을 맞고 있다. 실업자가 사상 처음으로 100만 명을 돌파했다. 국세청 2016년 통계연보를 보면 근로소득자 중 세금을 단 1원도 내지 않는 면세자 비율이 46%로 여전히 50%에 육박했다. 이 모든 부담을 떠안게 된 것은 유리지갑으로 불리는 직장인이고 중산층이다. 고소득층으로부터의 '낙수효과(trickle-down effect)'는 커녕, 일자리 확대와 소득순환 강화를 통해 가계소득을 늘리는 '분수효과(trickle-up effect)'에 대한 기대조차 요원하다.

한 라디오 프로그램의 시청자 사연을 듣다 가슴이 뭉클해졌다. 사연을 보낸 한 자영업자는 "직장을 그만둔 뒤 작은 트럭을 사서 부부가 함께 과일 장사를 하고 있다. 장사가 너무 안된다. 하지만 열심히 일하면 쌍둥이 딸들에게 멋진 옷이라도 사줄 수 있게 될 것이다."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는 1992년 미국 대선 캠페인에서 빌 클린턴이 내세운 구호다. 20일(현지시간)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문제는 일자리야, 바보야'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신이 창조한 최고의 일자리 창출자'로 비유했다. 그는 취임 직후 위대한 미국의 재건을 위해 향후 10년간 미국에 새로운 일자리 2500만 개를 만들고, 연간 경제성장률 4%로 복귀하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한국· 일본· 유럽 등 글로벌 대기업들의 공장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한국에서는 미국 등으로의 공장 이전을 막기 위해 법인세의 과감한 인하 등의 대안을 내놓은 대선 주자가 눈에 띄지 않는다. 유력한 대선주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공공부문에서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했다. "정치는 딱딱한 판자에 맨손으로 차츰 차츰 구멍을 뚫어가는 작업"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어려운 과제를 던져놓고 이를 풀어가는 의지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뜻이다. 손쉽게 일자리를 늘리려 해선 안 된다. 공무원이나 공공 부문에 채용된 사람들은 반드시 규제를 통해 '쥐꼬리 권력'이라도 발휘하려고 한다. '귀족 연금'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공무원 연금을 예를 들 것도 없이 막대한 혈세를 투입해야 한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아직 뚜렷한 일자리 확대 로드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이 속도를 내면서 이르면 2월 말 탄핵 인용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벚꽃 대선이 예고되고 있다. 시간이 많지 않다. 대통령 후보들이 명심해야 할 명구가 '호리지실 차이천리'(豪釐之失 差以千里)다. 처음에 털끝만큼 잘못해도 나중에는 일을 엄청나게 그르치게 된다는 말이다.

후보를 잘못 선택해 5년간 고생하고 제2의 최순실 사태를 겪지 않으려면 짧은 시간이라도 정신 차리고, 현명하고 냉철하게 차기 대통령을 선택해야 한다. 국민들은 이렇게 외쳐야 한다. "문제는 일자리야, 바보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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