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공장건설 검토
현대차는 31억달러 투자
석화업계 사업확장 모색
경제단체 대책마련 분주
현대차는 31억달러 투자
석화업계 사업확장 모색
경제단체 대책마련 분주
미 '트럼프 시대' 개막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국내 주요 대기업이 미국 투자 확대를 검토하는 등 대응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경제단체들도 정·재계 교류를 모색하는 등 트럼프 인맥 쌓기 방안을 추진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대기업은 트럼프 정부 출범을 앞두고 현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대 미국 투자 강화 방안을 검토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미국에서 물건을 팔고 싶으면 미국에서 고용해 생산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압박에 대응하는 차원이다.
우선 미국 가전 시장점유율 32.4%(트랙라인 매출 기준, 작년 3분기 말 누계)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공장 건설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테네시주 등 한두 곳을 공장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삼성전자 역시 미국 내 가전 공장 건설을 포함한 여러 대응책을 검토 중이다.
현대차 역시 트럼프 당선인의 압박과는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지만, 올해부터 5년간 미국에 31억달러(약3조6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5년간 미국 투자액(21억달러)보다 10억달러 늘어난 숫자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기존 공장이 생산능력을 넘어선다면 신규 공장을 건설해 수요가 많은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이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를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미국에서 현대차 앨라배마공장(연 30만대)과 기아차 조지아공장(10만대)을 운영하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의 경우 트럼프 정부 출범에 따른 에너지 규제 완화를 기회로 보고 현지 사업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올 들어 휴스턴 지사를 본사로 격상시켰다. 기존 자산 관리 역할 뿐 아니라 전략·기획·재무 등을 모두 옮겨 사업 확장을 모색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규모도 기존 40명에서 70명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에너지 산업에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은 호조"라고 말했다.
GS칼텍스의 경우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원유수출 금지가 이뤄진 지 41년 만에 처음으로 원유 100만배럴을 수입했고, 롯데케미칼은 미국 루이지애나 레이크찰스에 액시올과 함께 연산 100만톤 규모의 셰일가스 기반 에틸렌 공장(지분 90%)을 짓고 있다.
경제단체들도 트럼프 정부 출범에 따른 통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의 경우 다음 달 초 미국의 유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을 초청해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고, 민간 차원의 통상 사절단 파견을 검토하는 등 현지 네트워크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역시 산업통상자원부, 미국상공회의소 등과 공조해 트럼프 행정부 관련 인사들과의 교류를 늘리고, 오는 3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5주년 기념행사에 주요 인사들을 초청하는 등의 활동을 할 방침이다. 하지만 당장 주요 재계 총수가 '최순실 게이트' 등 국내 정치 이슈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도 참석하지 못하는 등 발목이 묶여있는 점은 부담이다. 그나마 국내 대기업 중 유일하게 취임식에 초청을 받았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건강 등의 이유로 참석을 포기했다. 중소기업인 가운데 우오현 삼라마이다스그룹 회장과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신영 회장)이 한미동맹친선협회 추천으로 초청돼 취임식에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통상정책 변화에 일개 기업 차원에서 대응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와 민간의 유기적인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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