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식물의 뿌리를 모방해 물이 부족한 오지에서도 작은 규모의 설비로 해수를 담수로 바꿀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상준 포스텍 기계공학과 교수(사진)팀이 염분이 많은 해안지역에서 자라는 염생식물인 '맹그로브' 뿌리를 생체 모방해 기존 해수담수화 장비와 유사한 수준의 성능을 지니면서 별도 후처리 공정이 필요없는 여과막 기술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팀은 인공적으로 제작한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여과막에 양전하를 갖는 물질과 음전하를 갖는 물질을 층층이 쌓는 방식으로 맹그로브 뿌리와 비슷한 정전기적 특성을 갖는 담수화 여과막을 제작했다. 이를 이용해 100mM(밀리몰)의 염화나트륨 수용액을 투과한 결과, 약 96.5%의 염분이 걸러졌다. 또 실험 과정에서 1시간에 단위면적 당 막을 통과해 나오는 유체의 양이 7.6ℓ로 일정하게 유지돼 필터링 횟수를 늘리면 실제 바닷물도 담수화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기술은 제작과정이 간단하고 작은 규모의 설비로 구동할 수 있으며, 막이 막히거나 에너지 소비가 과다하게 나타나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아 개발도상국이나 오지 마을에서도 활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상준 교수는 "맹그로브 뿌리의 물 정화 메커니즘을 생체 모방한 새로운 여과막 기술을 도출해 해수를 담수로 바꾸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라며 "저렴한 비용으로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해수를 담수화 할 수 있어 앞으로 생활용수와 농업용수, 식수를 바닷물로부터 보다 효과적으로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ACS 나노'에 게재됐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