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업체와 계약 유통경로 줄고 비용절감
직접재고관리… 제품·가격 비교 '한 눈에'
도매업계 반발… 협회 "강제할 사항 아냐"
직접재고관리… 제품·가격 비교 '한 눈에'
도매업계 반발… 협회 "강제할 사항 아냐"
온라인몰 입점 제약사들, 유통구조 바꾸는 이유
국내 제약사들이 잇따라 의약품 온라인몰을 열고 유통구조 변화를 모색, 제약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보령제약은 지난 2일 온라인몰 '팜스트리트'의 문을 열었고, 일동제약은 최근 자회사 일동e커머스를 신설해 이달 23일 '일동샵'의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기존에 한미약품이 계열사 온라인팜을 통해 운영하는 'HMP몰'과 대웅제약이 계열사 엠서클을 통해 운영하는 '더샵'을 포함해 제약사가 운영하는 온라인몰은 이로써 4개로 늘어났다.
제약업계가 온라인몰은 경쟁적으로 운영하는 이유는 주문 즉시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대금을 바로 회수할 수 있고, 즉각적인 구매·공급을 통해 제품 회전일을 단축시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매상을 통해 의약품을 공급할 때는 재고 관리가 간접적으로 이뤄졌지만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직접 재고를 파악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약국 거래를 담당하는 영업사원의 수금과 주문 등 업무부담도 줄어든다. 아울러 온라인몰에 입점하는 도매업체와의 계약을 통해 유통경로를 줄일 수 있고, 유통비용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약을 사는 고객 입장에서도 각 온라인몰에서 제공하는 마일리지 등 혜택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미약품 HMP몰은 약국과 병원을 대상으로 특가 할인, 공동구매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제휴카드 혜택 등을 제공하고 있다. 대웅제약 엠서클의 더샵은 이보다 폭넓게 약국, 병원, 한의원, 동물병원까지 고객으로 두면서, 진열대, 손글씨 광고판, 사업장 청소, 배경음악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새롭게 론칭한 보령제약 팜스트리트도 회원 가입과 결제 시 포인트를 적립하고, 앞으로도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주 고객인 약사들은 오프라인에서는 회사별로 제품의 가격 비교가 어렵지만 온라인몰에서는 한 눈에 제품 및 가격을 살펴볼 수 있고, 전문의약품의 경우 성분이 같아도 처방이 달라지면 남은 알약은 반품이 어려운데 온라인몰에서 구매한 제품은 반품하기도 비교적 쉽다는 장점이 있다.
제약사의 이 같은 온라인몰 사업 진출은 도매업계의 반발을 불러오기도 했다. 지난 2015년 한국의약품유통협회가 제약사의 온라인몰 진출을 유통업권 침해 행위라고 비판하며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사옥 앞에서 규탄하는 집회를 하기도 했다. 당시 한미약품이 온라인팜을 통해 타사 제품을 판매하지 않고 자사 제품만 취급하기로 하면서 사안이 일단락됐다. 타사 제품은 입점된 도매업체를 통해서만 취급하는 방식이다. 이와 관련해 의약품유통협회 한 임원은 "온라인 플랫폼을 만드는 것 자체가 도매행위를 하는 것은 아니고, 회원사들도 각각 판단에 따라 제약사 온라인몰에 입점하기 때문에 강제할 부분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새롭게 오픈한 보령제약은 자사의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을 우선 취급하고 전문의약품 등 영역 확대를 다각도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동제약은 1차 오픈을 통해 자사 제품을 우선 유통하고 다음 달부터 서비스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제약사의 한 온라인몰 담당 임원은 "홈쇼핑이나 온라인쇼핑도 처음부터 잘될지 알 수 없었지만 현재 구매패턴이 변화했다"며 "의약품 온라인몰도 점차 늘어나며 향후 제약유통 패러다임이 바뀔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김지섭기자 cloud5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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