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준 엠게임 융복합사업본부장
![[발언대] VR콘텐츠 경쟁, 지금부터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701/2017011602102269607001[1].jpg "[발언대] VR콘텐츠 경쟁, 지금부터다")
최근 전세계가 가장 투자를 아끼지 않는 분야가 있다. 바로 인공지능이다. 전세계는 바야흐로 대 인공지능(AI)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백악관의 '인공지능의 미래를 위한 보고서'를 보면 인공지능이 만들어내는 미래를 가늠하기 위한 중요한 시각을 접할 수 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그리고 소셜 플랫폼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방대한 규모의 빅데이터, 이러한 빅데이터를 통한 기계학습 기술의 발전, 이렇게 발전된 기계학습을 통해서 더욱 정교해지는 인공지능의 미래를 점치는 것은 결코 단순하지 않을 것이다.
인공지능 시대의 서막을 연 것은 공교롭게도 인류 최고의 바둑 기사들을 연파한 '알파고'였다. 그러나 이 사건은 오히려 다가올 미래를 보여주는 서막에 불과하다.
4차 산업혁명이란 2016년 1월 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처음 언급된 개념으로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VR/AR), 인공지능(AI)등의 기술들이 뒤엉키면서 촉발되는 시대를 말한다. IoT에 기반한 기계장치들이 인공지능을 탑재해서 스스로 자동화 되는 시대, 즉 일상현실과 사이버 공간의 경계가 급속하게 허물어지는 현상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표하는 가장 큰 키워드는 디지털이다. 전통적 아날로그 방식의 기계장치를 디지털화 시키는 것이 IoT라면, 이들이 만들어낸 빅데이터를 기반해서 그 데이터 속에 숨겨진 정보를 캐내는 것이 데이터 분석, 혹은 기계학습에 기반한 인공지능 기술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디지털 세계를 인간에게 보여주는 기술이 가상현실(VR) 혹은 증강현실(AR)이다.실제로 CES 2017을 수놓은 수많은 기술들은 모두 음성인식 인공지능에 기반을 하고 있다. 자율주행 차량도, 음성인식 비서인 아마존 알렉사, 애플의 시리, SKT의 누구(NUGU) 등이 모두 이러한 똑똑한 비서(smart agent)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최근 일본의 한 보험회사는 IBM의 인공지능 시스템 왓슨을 도입하면서 30여명의 인력을 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간만이 가능하리라 여겼던 고객응대를 인공지능이 대신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러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서 외국은 코딩교육이나, 창의력 위주의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이제 작년 한해 전세계를 뜨겁게 달궜던 가상현실로 눈을 돌려보자. 최근 China.org.cn의 Wu Jin 기자에 의하면 중국 VR스타트업의 90%가 도산했거나 사업을 축소했다고 알려졌다. 이는 2015년 200~300여개였던 VR HMD기업이 10여개로 축소됐다는 것이었다. 그야말로 충격적인 뉴스가 아닐 수 없었고, 국내 SNS에서도 상당히 오랜시간 동안 논란이 있었다.
겉모습만 보면 거의 붕괴수준이라고 볼수 있는데, 이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숨겨진 또 다른 진실이 드러난다. 2014년 중국의 VR 산업 투자 금액은 2억 7000만 위안, 2015년에는 24억 위안, 2016 년은 상반기에만 15억 4000만 위안이었으니, 대략 2016년은 30억위안 정도 투자됐을 것이라 예상 할 수 있다. 이는 우리돈 약 5260억원에 해당한다.
이러한 막대한 자금이 VR산업에 투자되고 있는데, VR산업의 상징인 HMD시장은 고사된 것이다. 중국은 VR에서 전세계를 선도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하고 있었는데, 저러한 투자 금액의 대부분은 어디로 갔을까? 아마도 VR테마파크를 구성하는 장비개발과 이러한 장비 상에서 작동하는 (게임)콘텐츠 개발에 대부분이 투입되고 있을 것이다. 즉,HMD시장은 이미 고성능과 넓은 사용자 층으로 무장한 기존 외국계 기업들에게 내어주고, 자신들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2016년 12월7일 전세계 가상현실(VR) 시장을 이끌고 있는 Google, HTC, Oculus, Sony, 삼성전자, Acer등 6개사는 VR관련 기술을 공동연구하고 관련된 표준을 정하기 위한 Global Virtual Reality Association(GVRA)를 결정했다. 이들은 이를 통해서 서로 다른 하드웨어들 간에 표준을 구축하여 콘텐츠 혹은 엔진을 개발하는 업체들에게 혼란을 덜어주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발표 했다.
이제 VR시장은 미국산 HMD와 중국산 어트랙션 장비가 무섭게 시장을 장악해 갈 것이다. 이 속에서 대한민국 업계는 어디로 향해야 할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전 세계 모두가 관심 없던 분야인 PC 온라인 게임 시장을 개척했고, 초기 정액제 과금모델의 한계를 넘기 위해 아이템 판매를 통한 과금방식이라는 부분유료화 모델을 만들어 냈다. 이를 통해 전세계 온라인 게임 산업의 맹주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2016년을 VR원년으로 삼았던 각종 정부 지원 정책에 힘입어 작년 한 해 동안 착실하게 준비해온 가상현실 기반의 콘텐츠들이 2017년에는 본격적으로 꽃피우는 시기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빅 데이터와 인공지능이라는 또 한번의 거센 물결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이 파고를 넘기 위한 준비도 치열하게 대비해야 할 것이다.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