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ㆍ 사이버범죄연구회장
![[디지털산책] IoT기기 보안능력 강화해야](http://contents.dt.co.kr/images/201701/2017011302102251607001[1].jpg "[디지털산책] IoT기기 보안능력 강화해야")
이른바 국정농단사건으로 온 나라가 왈칵 뒤집혔던 2016년 병신년이 저물고 희망의 2017년 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정유년은 붉은 닭의 해이니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영역에서 지난해의 부진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힘차게 전진하는 역동적인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하며, 특히 사이버범죄방지 영역에서 더욱 부지런하고 치밀한 대응책을 기대해 본다.
2016년에도 사이버공간에서는 많은 사건사고가 있었다. 먼저, 대규모 개인정보유출사고와 관련해, 야후는 2013년 8월에 해킹을 당하여 10억여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지난해 12월에야 발표했는데, 이는 개인정보유출 피해부문 세계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야후는 2014년 말에도 해킹으로 5억여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뒤늦게 발표한 바 있어 이용자들을 계속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아울러 성인사이트인 프렌드 파인더도 지난해 해킹으로 4억여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하니, 2016년은 최대 수천만 명 단위의 개인정보유출사고를 주로 들어오던 우리의 귀를 수억 명 단위의 개인정보유출사고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놓은 한 해였다. 해킹과 사이버공격을 통한 대규모 개인정보유출사고는 우리나라에서도 예외 없이 발생했는데, 2009년 7·7 DDoS, 2011년 3·4 DDoS, 2011년 농협 전산망해킹, 2013년 3·20 DDoS, 6·25 DDoS, 2014년 한수원 사이버테러, 2015년 서울메트로 해킹, 2016년 인터넷쇼핑몰 개인정보유출 등의 사고를 비롯해 최근에는 가장 보안이 필요한 국방부 사이버사령부의 내부 사이버망이 해킹을 당했다는 어이없는 뉴스를 접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발생되는 대규모 해킹사건은 특히 북한을 마주하고 있는 안보현실을 감안할 때 외국에서 발생되는 해킹사건과는 성격이 다를 수 있으므로, 시스템 장비 보호차원에서뿐 아니라 국가안보차원에서의 대응태세도 함께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점에서 몇 년 전 사이버전쟁에 좀더 효율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군보안부서인 기무사령부와 별도로 사이버사령부를 만들어 가동해왔는데 바로 이 부서가 오히려 해킹을 당해 다량의 정보가 유출됐을지도 모른다고 하니 문제가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다.
2016년 사이버범죄의 주요 트렌드 중 하나는 이른바 '랜섬웨어'의 극성이었다. 랜섬웨어가 등장한 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지만, 특히 지난해에 기업과 개인 모두에게 랜섬웨어 공격이 증가하고 위력도 강해져 의료기관을 포함한 다수의 기업체가 피해를 입었다. 랜섬웨어는 암호를 쉽게 해독할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피해자는 결국 범죄자들이 요구한 금액을 지불하지 않을 수 없는데, 문제는 돈을 지불하더라도 범죄자들이 암호화된 파일을 안 풀어주거나 손상시키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랜섬웨어는 범죄자들에게 매우 효과적인 돈벌이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에 2017년에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다. 랜섬웨어에 감염되어 서버나 데이터에 대한 통제권을 상실할 경우 피해 기업은 매우 큰 어려움에 처할 수 있고 심하면 도산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므로, 사이버시스템을 운영하는 모든 기업은 느슨한 보안방식을 시급히 개선하고 노후화된 인프라와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등 보다 정교한 노력을 기울여 당장 사이버보안을 강화해야 한다.
영국은 전체 범죄의 53% 이상을 사이버범죄가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은 곧 전 세계로 확대될 것이므로 이른바 '사이버범죄와의 전쟁'이 전 세계 최고의 화두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21세기에 주목할 만한 성과는 바로 '인공지능'의 발전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는 언제든지 해킹의 위험과 보안 취약점에 노출돼 있으므로 그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사회의 위험도도 높아지게 된다. 우리의 생활을 극도로 편리하게 만들고 있는 사물인터넷(IoT) 기술도 사이버범죄에 희생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에 대한 보다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2017년은 사이버보안영역에 보다 큰 변화가 초래될 것이다. 사이버공간을 위협하는 다양한 공격이 전 세계를 위협할 것이고, 이러한 공격은 특히 사물인터넷 기기에 집중될 것이다. 아울러 각종 사이버시스템을 제어하는 모바일 기기의 취약점도 보안에 큰 위협이 될 것이며, 증가일로를 걷고 있는 드론과 자율주행자동차, 클라우드시스템 등에 대한 사이버공격 또한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 요컨대, 새해에는 '사이버보안 강화'에 최우선 집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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