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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법 개정 2년만에 `봉인해제`… 소비자 보호조치 여전히 미흡

계열사 고객정보 공유 허용
금융지주 정보유출 면죄부
"소비자 이익 외면" 지적도 

강은성 기자 esther@dt.co.kr | 입력: 2017-01-12 15:08
[2017년 01월 12일자 5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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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법 개정 2년만에 `봉인해제`… 소비자 보호조치 여전히 미흡
김용범 금융위 사무처장이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2017년 금융위 업무계획에 중 금융개혁과 관련된 브리핑을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금융위, 금융개혁 5대 추진과제

# 2014년 1월 어느 날, 밤 9시가 넘도록 대형 카드회사의 고객센터가 소비자들로 북적였다. 소비자들은 하나같이 격앙된 표정이었다. 금융회사니까 안전하다고 믿고 제공했던 본인의 주소,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등 민감한 개인정보는 물론, 직장 정보, 타 은행 통장 계좌번호, 금융거래 내역 등 십수가지의 정보가 모조리 유출됐기 때문이다. 당시 정보를 유출했던 KB국민카드, NH농협카드, 롯데카드 등 3개 카드사 대표는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고 머리를 숙였지만 소비자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고 대규모 카드 해지 사태로 이어졌다. 국회는 긴급 국정조사를 실시해 카드회사 뿐만 아니라 해당 카드사가 소속된 금융지주회사가 모두 방만하게 소비자 정보를 처리한 것을 발견하고, 영업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함부로 공유하지 못하도록 법적으로 차단했다.

1억400만건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일으켰던 금융회사에 대해 '영업 목적'의 고객정보 공유를 금지했던 금융위원회가 다시 이를 허용하기로 했다. 정보유출 사태 이후 국회를 통해 2015년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이 모두 개정된 지 불과 2년만이다.

정보유출 사태의 책임을 지고 금융회사들은 금융소비자에 대해 경영관리 목적 이외 계열사끼리 이용자 정보를 함부로 공유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빅데이터 등 정보의 '활용' 측면이 대두되면서 금융지주회사의 영업목적 정보 활용 요구가 높아졌다.

김용범 금융위 사무처장은 "금융회사가 영업 목적으로 고객정보를 다시 활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격론'이 예상된다"면서도 "핀테크와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을 논하는 시점에서 이를 무조건 차단만 하는 것은 금융회사의 경쟁력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금융회사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소비자도 잠재적으로 이익을 얻으려면 정보 활용에 기반한 다양한 서비스가 개발 되어야 하고, 때문에 이를 원천금지 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김 사무처장은 강조했다.

문제는 정보유출이 발생했을 때 소비자 보호 방안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점이다. 현재 개인정보보호법은 정보유출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법정손해배상제'를 통해 복잡한 재판절차 없이 최대 300만원까지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법이 개정된 2015년 이후 정보유출 발생 건에 대한 것으로, 2014년 카드사태 때 정보가 유출됐던 이용자들은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아직 1심 결과도 받아들지 못했다.

또 소비자를 끊임없이 귀찮게 하는 각종 광고, 영업 정보에 대해 이용자 '사후 동의(Opt-out)'를 전제로 한 영업이 재개될 경우 결국 소비자가 이를 일일이 거절해야 한다.

정보보호 관련 전문 법률가인 김경환 법률사무소민후 대표변호사는 "금융회사의 이익을 위해 정보 공유를 확대한다고 했지만, 정작 소비자 보호와 소비자 이익은 외면한 처사"라며 "더구나 금융회사의 정보유출 사태로 인해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등이 모두 개정돼 타 업권에서는 계열사간 정보공유가 엄격히 금지되고 있는데, 사건의 주체인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2년만에 규제를 해제해 버리면 업권간 형평성, 법적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사무처장은 "옵트아웃 방식으로 전환하고, 영업목적으로 정보공유를 한다 하더라도 다시 한 번 소비자에게 전면적으로 개인 정보를 제공할 것인지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금융위원회가 부과한다면, 우려하는 마구잡이식 광고, 영업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정부는 적어도 강력한 사전 보안 장치와 소비자의 사후 정보제공 동의 등을 적절히 활용해 금융회사의 경쟁력을 확대하고 소비자 선택권도 넓히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려 한다"고 말했다.

강은성기자 es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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