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낭독기 사용시 다음 링크들을 이용하면 더 빠르게 탐색할 수 있습니다.
 
즐겨찾기 문화일보 PDF

“한달 100만원도 못벌고 빚만…” 어느 자영업자의 한숨

내수경기 부진에 소비 위축
김영란법·AI 사태까지 겹쳐
작년 실질 소득 제자리걸음
대출액도 464.5조 규모 추정 

문혜원 기자 hmoon3@dt.co.kr | 입력: 2017-01-11 17:00
[2017년 01월 12일자 4면 기사]

원본사이즈   확대축소   인쇄하기메일보내기         트위터로전송 페이스북으로전송 구글로전송
최근 '청탁금지법' 시행에 조류 인플루엔자(AI) 사태까지 겹치면서 자영업자의 소득 정체가 심각한 수준에 치달았다.

11일 통계청 등의 '2016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2015년 자영업자 가구의 평균 소득 증가율은 1.2%로, 임시·일용근로자(5.8%)나 상용근로자(2.1%)보다 훨씬 낮았다. 2015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0.7%를 고려하면 실질 소득은 거의 늘어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최근 통계청의 분석으로는 2015년 전체 자영업체의 21.2%는 월 매출이 100만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우리나라에서 자영업자는 약 570만명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대부분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 부동산임대업, 음식점, 소매업 등의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빚만 크게 늘어 폐업이 속출한다.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자영업자 대출액은 지난해 9월 말 현재 464조5000억원(차주 수 141만명)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9개월 동안 사업자금 명목의 사업자대출이 13.4% 불었고 생계비 마련 등을 위한 가계대출도 14.0% 급증했다.

국세청의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이미 하루 평균 3000명이 자영업체를 새로 차렸지만 매일 2000명은 눈물을 머금고 사업을 접었다.

자영업자의 상황이 나빠진 것은 기본적으로 내수가 좋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연1.25%까지 내리고 정부가 재정을 쏟아부었지만, 민간소비는 뚜렷하게 살아나지 않고 있다. 가계는 미약한 소득 증가 등을 고려해 지갑을 닫고 있고 기업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투자를 망설이고 있다.

자영업자를 둘러싼 악재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쉽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9월 말 시행된 청탁금지법으로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등의 위축 우려가 여전히 큰 데다 최근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음식점 매출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한은은 "청탁금지법 시행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당장 나타나기보다 좀 더 시간이 지난 다음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측이 최근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을 주장한 것도 음식물, 선물 등의 허용 기준이 소비를 위축시킨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최근 한은의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12월 자영업자의 소비지출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94로 한 달 전보다 4포인트 떨어졌고 가계수입전망 CSI는 89로 11월보다 4포인트 하락했다. 자영업자의 소비지출전망 CSI는 2년 만에, 가계수입전망 CSI는 4년 만에 각각 최저치를 기록했다. 자영업자들이 수입 증가를 기대하지 않으면서 지갑도 크게 열 수 없게 됐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국 경제의 한 축인 자영업자들의 소비심리가 살아나지 않으면 올해 내수 회복도 기대하기 어렵다.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출입기자단과 만찬 간담회에서 새해 한국경제의 관건이 위축된 소비심리를 살리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경기가 가라앉은 상황에서 부채가 많은 자영업자가 문을 닫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계층별로 볼 때 자영업자들의 소비 성향이 전반적으로 낮아진 것 같다"고 우려했다.

문혜원기자 hmoon3@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DT Main
선풀달기 운동본부
연예 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