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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최·안 조직적 증거인멸·말맞추기"

'최순실 2차 공판' 치열한 공방
진술서·수첩 증거 채택 거부
검 "기소이후에도 조사 가능"
안종범 수첩 증거채택 기싸움 

이미정 기자 lmj0919@dt.co.kr | 입력: 2017-01-11 17:15
[2017년 01월 12일자 2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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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사건의 핵심인물인 최순실씨가 이 사건이 확산되자 증거 인멸을 진두지휘한 정황이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11일 열린 최씨 등의 2차 공판에서 검찰은 신모씨의 진술 조서를 공개했다. 이 조서에 따르면 신씨는 "지난해 8월 동유럽 쪽에 가 있던 남편(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의 연락을 받고 '더운트' 관련 자료를 찾아 없애러 갔다"고 했다.

검찰은 "신씨는 남편이 연락해와 '최순실이 장순호(플레이그라운드 이사)에게 연락해놨으니 더운트 사무실에 가서 남아있는 PC와 자료들을 싹 다 정리하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더운트는 최씨가 서울 삼성동의 한 빌딩에 세운 회사로, 더블루케이 사무실에 있던 자료들을 이곳에 있는 금고 등에 보관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더운트 내 PC에는 더블루케이 등 그 이전 자료까지 다 집적된 상태였기 때문에 최순실이 이런 지시를 한 것이 확인된다"며 "장순호 또한 최순실로부터 컴퓨터를 파기하고 금고를 열어 자료를 모두 파쇄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자인한다"고 했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도 검찰 수사를 앞두고 말맞추기를 시도한 정황이 드러났다. 김형수 초대 미르재단 이사장은 검찰에서 "차은택이 전화해 와 '전경련이 추천했다고 언론에 말해야 한다'고 했다. 안 전 수석 역시 재단 이사진 선임을 내가 했다고 했으면 좋겠다고 여러 차례 전화했다"고 진술했다.

한편 최씨는 이날 2차 공판에서 검찰의 진술서에 대해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작성돼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검사가 자백을 강요해 진술한 것이라며 본인에게 적용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최씨 측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자금은 청와대에서 알아서 할 것으로 생각했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재단이 잘 되는지 보라고 해 도왔을 뿐이지 재단 설립과 기금 모금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최씨가 기소된 이후 검찰이 다시 불러 조사한 것을 지적하며 "검사가 최씨를 마구 소환해서 공소사실 자백을 강요했다. 이때 작성된 피의자 진술조서는 그 자체로 허위 공문서"라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사실대로만 진술하라고 했을지언정 압박한 사실이 없다. 최씨가 자백한 적도 없다"며 "사건의 본질을 훼손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또 "기소 이후에도 필요하면 조사할 수 있다"며 "허위 공문서라는 주장은 조금 과한 것이 아닌가"라고 밝혔다.

검찰이 제출한 '안종범 업무수첩'의 증거채택을 놓고도 공방전이 펼쳐졌다. 안 전 수석은 자신이 작성한 업무수첩 17권을 증거로 채택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9일 준비절차에서 최씨와 안 전 수석의 혐의를 입증할 증거로 업무수첩 17권의 사본 전체를 증거로 신청한 바 있다. 안 전 수석측 변호인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이고, 내용 자체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씨 측도 이에 가세해 수첩을 증거로 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어떻게든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거가 제출되는 것을 막아서 핵심 증거가 (헌법재판소에서 진행하는) 탄핵심판에 제출되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가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검찰은 이날 최씨와 안 전 수석이 지난해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후 미르·K스포츠재단의 통폐합 논의 과정에도 깊숙이 개입한 자료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미정기자 lmj091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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