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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한국 자동차 미래, `기술 협력`에 달렸다

전광민 연세대 기계공학부 교수 

입력: 2017-01-10 17:00
[2017년 01월 11일자 23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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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한국 자동차 미래, `기술 협력`에 달렸다
전광민 연세대 기계공학부 교수


2016년 9월에 부산에서 한국자동차공학회가 주관한 세계 자동차공학 학술대회 및 전시회(FISITA World Automotive Congress)가 나흘간 열렸다. 2년에 한 번 열리는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학회로서 필자가 위원장을 맡은 조직위원회는 행사 참가자들이 행사에서 발표되는 내용을 통해 자동차의 미래기술을 알 수 있도록 2년에 걸쳐 차분하게 준비해 행사를 꾸몄다. 한국의 민경덕 학술위원장을 비롯한 조직위원들은 일이 방대했음에도 불구하고 각자가 맡은 일을 자기를 들어내지 않으면서도 헌신적으로 수행해 세계 최고수준의 행사를 만들었고 자동차 관련 주요 산업체와 연구기관의 연구원들인 참가자들로부터 발표된 내용과 행사진행에 충분히 만족했다는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

초청된 주요연사들이 발표하고 토론하는 프로그램인 플레너리 세션(Plenary Session)이 이틀에 걸쳐 진행됐는데 그 중의 한 세션의 주제는 '미래자동차를 위한 창조적 사고'로서 미래의 자동차에 대한 예측과 이 자동차를 개발하기 위해서 필요한 사고의 변화는 무엇인가에 대해 다뤘다. 다른 하나의 세션 주제는 '자동차와 IT산업의 융합'이었는데 기존의 자동차가 독립적으로 움직였다면 미래의 자동차는 서로 운행정보 등을 주고받으며 연결돼 움직일 것이고 이에 필수적인 기술이 IT 기술이어서 구성한 세션이었다. 두 번째 세션에서 HERE의 Mr. Florian Kunne가 한 발표가 인상적이었는데 HERE는 자율주행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디지털 지도 서비스를 하는 회사다. HERE는 원래 핀란드의 노키아가 소유한 회사였는데 독일의 자동차 3사인 BMW, 아우디, Daimer에 28억 유로에 매각했고 최근 중국 텐센트연합(Tencent Holdings Ltd.,NavInfo Co., Singaporean fund GIC)이 10%, 미국 Intel이 15% 추가로 주식을 구입했다.

이 회사는 거의 실시간으로 자동차, 신호등, 대중교통수단, 스마트폰으로부터 수많은 데이터를 받아 이를 가공해 역시 거의 실시간으로 도로상황과 지도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에는 컴퓨터 비전 칩과 카메라서비스 기업인 모빌아이와 AI 컴퓨팅 분야의 세계적인 기업인 엔비디아와 협력해 자율주행차량 운행에 사용할 수 있는 고화질 실시간 지도(HD Live Map) 개발을 가속화하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면 왜 독일 고급차회사들이 HERE를 인수했을까. 또 자기들이 독점하지 않고 다른 기업들이 HERE에 투자하도록 하고 디지털지도의 사용도 라이선스 방식으로 이용하게 할까. 디지털지도가 자율주행에 꼭 필요한 요소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구글이나 애플에 종속되지 않고 자체적인 디지털지도기술을 가지려는 의도도 있고 일종의 표준화된 디지털지도를 이용하는 자신들의 자동차를 세계시장에서 팔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다.

독일의 세 고급자동차회사가 과거에 협력보다는 경쟁위주로 발달해 온 것을 고려하면 공동으로 HERE를 인수한 것 자체가 큰 변화다. 미래의 자율주행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디지털지도를 각자가 개발하기에는 인력도 부족하고 재정적으로 여력이 되지 않아 경쟁사간에 협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또 다른 ICT업체들과의 협력도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이런 HERE의 회사구조와 타 회사와의 협력에 관련된 빠른 변화를 보면서 국내의 기업 중에 아직 HERE와 같은 기업이 나오지 못한 원인이 무엇일까 생각하게 된다. 자동차와 ICT분야에서 세계최고수준의 기업들이 있고 디지털지도서비스도 국내에서는 매우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데 세계시장을 점유하지 못하는 원인이 궁금하다. 필자의 짧은 소견으로는 협력하는 자세의 부족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한다. 자동차회사와 ICT회사 또 다양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벤처기업들 간에 대화와 소통의 부족이 가장 큰 이유이고 서로 상대의 기술을 존중하고 가치를 인정해 주고 투자하고 이익을 적당히 나누는 자세가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화합하고 존중하는 문화의 부재라는 것이 자동차분야에서만이 아니라 사회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기다.

미국의 대통령이 된 트럼프는 새해부터 자국의 자동차산업을 위하여 관세를 무기로 거의 협박에 가까운 압력을 자동차회사에 넣고 있다. 이미 미국의 Ford는 멕시코에 투자하려던 계획을 철회하였으며 GM, 토요타도 압력을 받고 있고 기아도 압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각국이 이렇게 자국의 이익을 위해 자동차산업을 보호하고 왜곡하고 있는 시점에서 한국의 자동차산업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HERE의 예를 연구해 미래 새로운 기술 분야에서 살아남을 길이 무엇인지 찾아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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