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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학 칼럼] 신비로운 `타액의 과학`

정재광 경북대 치의학전문대학원 교수 (MRC 두개안면기능장애연구센터) 

입력: 2017-01-10 17:00
[2017년 01월 11일자 23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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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학 칼럼] 신비로운 `타액의 과학`
정재광 경북대 치의학전문대학원 교수 (MRC 두개안면기능장애연구센터)


사람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몸의 여러 부위에서 건조함이 생기기 시작하고 이와 관련되어 여러 가지 불편감들이 발생한다. 특히 입안의 타액, 즉 우리가 흔히 부르는 침에 있어서도 나이가 들거나 신체적 및 정신적 질환들이 생기는 경우에 타액의 분비가 급격하게 감소하게 된다. 이로 인해 음식을 씹거나, 말을 하거나 음식을 삼키기가 어려워지고 입안의 상처 또한 빈번하게 생기게 된다. 뿐만 아니라 입안에서 따갑거나 화끈거리는 불편감을 유발하기도 하고 아울러 곰팡이 및 세균들이 증식 및 활성화돼 진균감염, 충치, 치주질환 등의 각종 구강 질환들을 초래할 수 있다.

타액은 98%나 되는 대부분의 성분이 물로 구성되어 있고 불과 2%만이 전해질, 효소, 음식물 및 세균, 구강상피의 일부분, 그 외 단백질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이 2%로 인해 타액은 단순히 물이 아니라 소화, 면역, 윤활, 완충, 치유 등의 구강 건강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담당하는 필수적인 작용을 할 수 있게 된다. 먼저 타액 내 뮤신(mucin)과 같은 물질들로 인해 미끈거리면서도 다소 끈적끈적한 특성을 가지게 되고 이러한 특성이 타액의 윤활과 완충 작용에 기여하게 한다. 실제로 아침에 금방 일어나서 입안이 건조할 때 밥을 먹으려고 하면 음식물을 삼키기가 어렵다는 걸 알 수가 있다. 타액이 부서진 음식 조각들을 미끄럽게 넘어가도록 도와주지 않는다면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 해도 그림의 떡이라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식사를 하거나 말을 할 때 타액이 없다면 입안의 모든 점막이 치아에 의해 수없이 물려서 상처투성이가 될 것이다.

한편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도 상처를 입으면 본능적으로 상처 부위에 입을 갖다 대거나 혀로 핥아 주는 것을 볼 수 있다. 비록 이러한 행동들이 타액 내에 있는 세균들로 인해 때론 상처를 덧나게 할 수도 있지만 이와 관련해서 타액 내 성분들을 분석한 과학자들은 타액 내에 상처치유와 관련된 많은 성분들, 특히 손상된 표피의 성장을 촉진하는 표피성장인자(epidermal growth factor)를 비롯한 각종 성장인자들과 상처가 수축하도록 도와주는 히스타틴(histatin), 그 외 통증 감소에 기여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오피오르핀(opiorphin)과 같은 물질들이 포함되어 있음을 발견했다. 특히 오피오르핀은 그 분비량이 비록 미량이긴 하지만 동물실험을 통해 대표적인 마약성 진통제인 모르핀보다도 3~6배 강한 진통효과가 있음이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타액 내에 있는 면역 글로불린 등은 입안으로 들어오는 세균 및 바이러스에 대한 항균작용을 하고 있다. 이러한 타액 성분들 덕분에 혀나 뺨 안쪽부위가 물려서 상처가 났을 때에도 피부에 비해 매우 빠른 속도로 회복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혈액뿐만 아니라 타액 내 성분들 또한 입안이나 전신질환에 따라 변화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타액 내 성분의 조성 변화를 파악해서 구강 질환의 병태생리적인 특성을 규명하거나 전신 질환의 조기 진단에 활용하고자 하는 시도 또한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타액은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크고 작은 침샘들로부터 끊임없이 만들어진다. 하루 동안 타액은 많게는 1.5 리터 즉 콜라 페트병 1병 정도나 생성된다. 이를 일생동안으로 환산했을 때는 약 2만 4천 리터, 즉 수영장 풀 2개를 채울 만큼 엄청난 양이 만들어 진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렇게 끊임없이 분비되는 타액들은 무의식적인 침 삼킴 작용, 즉 연하 작용 덕분에 어린 아기나 노쇠한 노인을 제외하고는 정상인에서는 입 밖으로 좀처럼 흘러넘치지 않는다. 이러한 연하 작용은 하루 약 300 번이나 일어난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렇게 분비와 삼킴이 계속되기에 우리 입안에는 항상 새로운 타액으로 채워지게 된다. 하지만 자는 동안에는 침분비가 거의 제로에 가까워지기 때문에 밤 동안은 타액의 순환이 일어나지 않게 되고 이로 인해 기상 직후에는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서 입냄새가 나게 된다.

타액은 식사시에 느끼는 맛, 냄새, 그리고 치아나 점막에서의 자극에 의해서 분비가 늘어나고 스트레스나 긴장 등의 감정을 느낄 때는 감소한다. 중요한 면접이나 발표 때 혀가 입천장에 붙는 것 같이 입이 마르다고 호소하는 것도 바로 이것 때문이다. 아울러 분노 등의 감정에서도 타액분비량이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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