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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조류인플루엔자, 알파고서 해법 찾자

김영식 전북대 석좌교수 

입력: 2017-01-10 17:00
[2017년 01월 11일자 22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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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조류인플루엔자, 알파고서 해법 찾자
김영식 전북대 석좌교수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가 2017년 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사육 중인 닭, 오리, 메추리의 25% 정도인 3천만 마리 이상이 살 처분됐고, 산란계 사육 닭의 1/3이 매몰되어 달걀 품귀현상은 물론 생활 물가에까지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아마도 2016년은 'AI해'로 기억될 것 같다. 지난해 3월에는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프로그램인 알파고와 바둑천재 이세돌이 펼친 세기의 대국이 국제사회를 뒤흔들었고, 11월에는 조류인플루엔자(AI, Avian Influenza)가 축산농가를 시름에 빠지게 했기 때문이다.

알파고는 바둑고수들의 '경우의 수'를 검색해내는 한 축과 '대국상황'을 주시하는 또 다른 한 축을 통해 모아진 정보로 바둑돌을 놓을 최상의 위치를 정하는 '2+1알고리즘'을 작동시킨다. 이 원리를 조류독감 AI에 적용하면 어떨까.

우선, 철새 서식지에서의 배설물 분석을 통해 감염경로와 고병원성 여부를 신속히 파악하고 사전예방을 위한 행동지침을 제대로 이행해 나가는 것이다. 축산인은 의심신고는 물론 귀국시 축사방문 사실을 자진 신고하고 확진시엔 검역초소를 만들어 출입을 제한하며 24시간 내에 매몰처분하는 것이다. 확정판정 10일이 지나도 살처분 중이라든지 '거점 소독소'에서의 소독이 허술해 오히려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경우는 없는지 뒤돌아봐야 한다.

AI에 노출된 농장은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살처분하고 있지만 분명 예방적 살처분 만이 최선은 아닐 것이다. 백신에 의해 형성된 면역은 바이러스 변이를 촉진시켜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를 출현시킬 가능성도 있고 백신을 맞은 가금류는 어떤 소비자가 먹으려 할 것이냐고 신중론을 펴며 긴급백신 도입검토 자체를 회피하는 경향이 크다. 그러나 바이러스 변종연구를 통해 얻은 '효과있는 백신'을 병행해서 활용해 나간다면 대규모 살처분은 피해 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또 다른 하나는 AI에도 첨단기술을 접목해 가는 것이다. 축산농가나 축산차량에 IoT센서를 설치해 의심증상 발생시 즉각 대응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위성항법장치(GPS)를 부착하여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만 일부 농가는 통신요금 등을 이유로 장착하지 않고 있다. 이제 이를 의무화해야 한다. 가축매몰지는 침출과 악취에 의한 2차환경 피해가 예상되므로 차단벽이나 정화벽을 설치해 더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침출수는 특정시약에 변하는 색깔로 유출여부를 확인하고, 전자빔으로 병원성 미생물을 살균시키고 유기물을 분해시켜 농도가 안정화 되는 10년 정도 엄격히 관리해 주면 된다. 악취는 사채를 열처리하거나 분해하여 제거시킬 수 있다.

인플루엔자는 RNA바이러스다. 바이러스는 숙주 세포 내에서만 살 수 있어 숙주에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바이러스에 작용하는 약제개발이 어려운 편이다. 게다가 자신의 유전자를 끊임없이 변화시켜 대응을 더욱 어렵게 한다. 구제역·조류독감 같은 바이러스 연구, 매몰 침출수 제어·처리 등은 연구자들도 기피하는 특수분야 연구이기 때문에 정부는 임무지향적 협업연구와 연계연구를 지속해 나갈 수 있도록 적정한 연구비와 특수장비를 제공해 줘야 한다.

끝으로 컨트롤타워는 의심신고를 받은 단계서 종료시까지 우왕좌왕하지 않고 대처해 나가는 실질적 역할을 해줘야 한다. 업그레이드된 조기진단기술로 확진여부를 신속히 판정해 주고 방역규칙을 잘 이행토록 지원해 주며, 소독약의 약효 점검과 함께 AI에 적용할 기술들이 발전되어 나가도록 챙겨 줘야 한다. AI는 기온이 낮을 때 빠르게 확산하는 특성이 있어 평소 겨울철 철새에 큰 관심을 갖고 대비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영화 '관상'에서 '관상이란 얼굴을 파도로 보고 운명을 말해왔는데, 그 파도를 일으키는 바람을 보지 못했구나'하며 회고하는 장면이 있다. AI를 예방하고 확산을 막는 데 숨어있는 바람까지 제대로 파악하고 지혜를 모아간다면 우리도 분명 잘 대응해 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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