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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산책] 의사결정 시스템 혁신 필요하다

임현 KISTEP 선임 연구위원 

입력: 2017-01-10 17:00
[2017년 01월 11일자 22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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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산책] 의사결정 시스템 혁신 필요하다
임현 KISTEP 선임 연구위원


새해가 밝았다. 힘들고 어려웠던 한해를 보내고 희망이 가득한 새해를 기대해 보지만 국내외 환경은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다. 보호주의 색채가 강한 미국 트럼프 정부의 등장, 장기 침체에 접어든 국내 경기, 재앙 수준으로 치닫고 있는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 등 국내외적으로 어려움이 산적해 있다. 정부는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면서도 최근 전세계적으로 불어닥친 4차 산업혁명이라는 변화의 바람에 대응할 정책방안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의 기술이 전 산업분야에 적용돼 경제·사회 분야에 근본적 변화를 촉발시키는 것이다. 정부는 4차 산업혁명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의 12대 신산업, 과학기술전략회의의 9대 국가전략프로젝트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경제부총리가 주재하는 컨트롤타워인 '4차 산업혁명 전략위원회'를 신설하고 4월중 '4차 산업혁명 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새로울 것이 없는 반복적인 정부 주도의 하향식 신산업 정책으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작년 초 세계경제포럼의 회장인 클라우스 슈밥이 불연속적이고 급속한 기술발전에 기반을 둔 4차 산업혁명이 정부의 정책결정 방식 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기고문은 우리 정부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기고문에 따르면, 과거 2차 산업혁명에 기반을 둔 선형적이고 중앙 집중적인 정부의 하향식 의사결정 시스템은 현재의 빠르게 변하는 환경에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는 급속한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유연성을 가져야 하며 기업 및 시민사회와 밀접하게 협력을 추구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정부는 과감하게 권한과 책임을 아래로 내리는 것이 필요하다. 중앙에서 강력한 컨트롤타워를 구축하고 정책을 마련해도 현장에서 작동되지 않는다면 아무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류인플루엔자와 같은 감염병 재난도 정부의 의사결정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언론은 조류인플루엔자 재앙이 초래된 것은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 때처럼 초기 대응에 실패하고 뒷북 대응으로 일관한 무능력한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지적을 보다 면밀히 살펴보면 권한 및 책임을 갖는 전문가가 현장에 부족했던 것이 초기 대응에 실패했던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다.

또한, 비위생적이고 열악한 공장식 밀집사육, 농장주와 현장근로자의 인식 부족 등으로 인해 조류인플루엔자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의사결정 및 상충된 의견을 조정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의 구축과 더불어 지역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과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는 현재 권한이 위에만 집중돼 있는 정부의 하향식 의사결정 시스템으로는 한계를 가지는 부분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변화의 파고를 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계의 의사결정 시스템도 변화가 필요하다. 최근 국회에서 '제4차 산업혁명과 과학기술 거버넌스 개혁'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정책세미나를 개최하였다. 현재 우리의 과학기술 거버넌스가 4차 산업혁명이라는 급격한 기술 변화를 선도할 만큼 역량을 갖추고 있느냐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과학기술 거버넌스가 규제와 통제 중심에서 벗어나 개방과 소통으로 나아갈 수 있는 혁신시스템으로 전환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한 과학기술 행정시스템의 개편이 아닌 권한과 책임을 아래로 내리는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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