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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트럼프발 `제조업 공동화` 우려 대책 있나

 

입력: 2017-01-09 17:00
[2017년 01월 10일자 23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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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심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각국 제조업체가 해외 생산 전략을 대폭 수정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에 가전 공장을 설립하는 문제를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역시 그간 만지작 해온 미국에 제2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업체들은 중국과 함께 세계 최대의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 시장을 공략하는 데 멕시코 등 제3 지대를 이용해 왔다. 미국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TFA) 등을 체결해 관세 혜택을 받아 온 멕시코 등 인건비가 저렴한 지역에서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을 생산해 미국에 수출했다. 인건비와 물류비 등을 대폭 줄여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다.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은 이런 상황이 더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공포를 확산시켰다. 실제 트럼프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토요타가 미국에 판매할 자동차를 생산하는 공장을 멕시코에 건설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미국에 공장을 세우든지 아니면 비싼 국경세를 지불하라"고 밝혔다. 이에 멕시코 공장 계획에 대한 변경은 없다던 토요타는 입장을 바꿨다.

토요타 뿐만 아니라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는 벤츠와 2014년부터 공동 투자해 올해 완공하는 멕시코 공장의 생산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미국 업체인 피아트클라이슬러와 포드, GM 등도 해외 생산계획을 철회하고 미국 공장 투자 계획을 내놓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변하면서 현대기아차는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현대차 앨라바마에 생산 공장이 있지만 연간 생산량이 30만대, 기아차 조지아 공장은 10만대에 불과해 지난해 현대기아차가 140만대를 기록한 미국 판매량의 3분의 1도 감당하지 못한다. 나머지 대부분을 국내 시장에서 공급해 왔는데,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한다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고 해도 고율의 관세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기아차 멕시코공장을 지난해 가동했지만, 이 역시 트럼프의 규제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현대기아차 입장에서는 미국 제2 공장 카드를 심각하게 검토할 수밖에 없다.

자동차만이 아니라 가전 역시 주요 시장인 북미 시장 전략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이전까지 국내 공장과 멕시코 공장에서 북미용 가전제품을 수출했지만, 이 역시 관세 폭탄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에 가전 공장을 설립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문제는 이들 기업이 미국에 생산시설을 설립할 경우 국내 제조업 공동화 현상이 한층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현대기아차가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의 상당 물량을 국내에서 제조하기 때문이다. LG전자 역시 미국에서 판매하는 프리미엄 제품 중 적지 않은 물량을 한국 창원공장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실정이다.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기업들의 미국 현지 생산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국내 생산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국내 일자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어 내수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매우 크다. 가뜩이나 기업들이 해외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상황에서 미국 직접 생산확대는 국내 경제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 상황이 이런데 우리 정부는 넋을 놓고 바라보고만 있다. 미국 생산 확대는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국내 생산이 줄지 않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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