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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침체기, `혁신 독해력`이 중요하다

윤석진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융합연구본부장 

입력: 2017-01-08 17:05
[2017년 01월 09일자 23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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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침체기, `혁신 독해력`이 중요하다
윤석진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융합연구본부장


정유년 2017년이 밝았다. 여명을 불러온다는 상서로운 붉은 닭의 해라고는 하지만 대한민국호의 앞날은 밝지만 않다. 지난 50년 승승장구하던 대한민국이 격랑 속으로 깊이 빠져들고 있는 형세다. 주요 산업의 경쟁력은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닥으로 침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대 김난도 교수는 2016년까지 대한민국 경제 위기의 원인을 글로벌 경제 침체, 중국 리스크 등 외부 요인에서 찾았었다. 하지만 2017년은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 위기로 봤다. 우리가 자신만만해 했었던 경제를 지탱하는 기초체력에 문제가 있다는 분석인 것이다. 게다가 사상 처음으로 생산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을 맞이하며 인구 마이너스가 현실화 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삶의 질은 어떠한가. 2015년, 우리는 후진국형으로 확산됐던 메르스로 불안해했었다. 지난 9월, 1978년 지진관측 이래 가장 강력했던 경주·울산 지진 이후 국민들은 스스로 생존가방을 꾸려야만 했다. 지구 온난화로 이상 고온이 지속되는 중에 최악의 조류독감마저 우리를 덮쳤다. 뿌연 미세먼지처럼 우리 미래가 흐려질 대로 흐려져 버린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 국민 50% 이상이 우리 자녀 세대가 우리보다 못한 삶을 살 것이라는 예상한다. 각자도생(各自圖生)이 2017년을 살아가는 대한민국 국민의 판단과 행동 기준이 되고 있는 것이다.

경제적 사회적 위기 앞에 선 우리 국민들은 애타게 해결책을 백방에서 찾고 있다. 우리가 믿고 지원을 했던 과학기술계, 출연연은 지금 어디에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도 당연하다. 정부도 2015년, 2016년 연이어 R&D 혁신안을 발표했다. 과학기술계가 국가적 위기 탈출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지난 11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25개 출연연이 자발적으로 발표한 혁신(안)이 그 첫 대답이 아닐까 한다. 출연연 발전협의회를 중심으로 혁신위원회를 구성하고, 3대 전략, 6대 의제를 발표했다. 해야만 하는 연구를 하고, 융합·협력하며, 보다 엄정한 연구윤리를 확립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일부에서는 지금까지 발표된 정부 R&D 혁신안과 다를 것이 뭐냐며 의구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또 지향점은 언제나 올바르지만 실천 방안에는 지향점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다는 비판 또한 깊이 새겨들어야 한다. 하지만 필자가 혁신안을 주목하고 의미를 두는 이유는 우리의 개혁독해력(Innovation Literacy)에 있다.

개혁독해력을 개혁에 대한 연구자들의 인식과 수행 방법에 대한 이해도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같은 정책이라도 그 사회가 보유한 독해력에 따라 그 결과는 완전히 달랐다. 15세기 중국과 유럽의 대항해가 좋은 사례다. 중국이 먼저 1405년 대 원정을 시작했다. 정화(鄭和) 원정 단은 수천 킬로미터를 항해하여 동아프리카까지 단숨에 닿았다. 하지만 1433년 7차 원정이 마지막이었다. 포루투갈의 바스코 다 가마(Vasco da Gama, 1469-1524)는 1497년 7월 네 척으로 구성된 소규모 선단으로 출발했다. 11월 폭풍의 곶(희망봉)을 넘어 다음해 5월 인도 캘리컷에 도착했다. 최초로 동서 해양 교역로가 열린 것이다. 역사가들은 이 사건을 유럽이 선두 중국을 추월한 순간으로 손꼽는다.

이는 개척에 대한 독해력(Exploitation Literacy)의 차이였다. 당시 유럽은 인도와 향신료 무역과 이슬람 세력에 대항하는 서쪽 기독교 국가와 동맹이 절실했다. 1434년 포르투갈 엔리케 왕자는 서아프리카 베르데 곶에 진출했다. 바르톨로뮤 디아스는 1488년 희망봉을 발견했고, 1492년 스페인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다. 이처럼 유럽은 적극적 개척 의지가 사회 전반에 확산되어 있었고, 선박 제조와 항해 기술을 축적하며 높은 개척독해력을 보유했던 것이다. 그렇기에 여러 번의 지원 거부에도 불구하고 마침내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가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이다.

2017년 지금, 혁신독해력(Innovation Literacy)이 중요한 시점이다. 이번 혁신안이 출연연 구성원 모두가 혁신에 대한 공감대와, 이해도가 깊어졌기에 가능했다고 믿는다. 자발적인 개척의지가 문명의 선두를 바꾸듯, 2017년 자발적인 혁신안을 시작으로 재도약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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