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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광장] 공공정책 분쟁해결 체계 확충해야

나경수 전자정보인협회 회장 

입력: 2017-01-08 17:05
[2017년 01월 09일자 23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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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광장] 공공정책 분쟁해결 체계 확충해야
나경수 전자정보인협회 회장


인류 역사를 통해 분규, 갈등이나 분쟁은 어느 곳에서나 있어 왔으며 인류 역사상 초기에는 그러한 갈등이나 분규, 분쟁은 가족의 장(長)이나 집단의 우두머리에 의해서 해결됐다. 이러한 분쟁해소방식은 오늘날의 중재형식으로 발전했고 이는 법이나 법원이 생기기 훨씬 전부터 생성되어 발달돼 왔다.

오늘날 법원에 의한 분쟁해결방식은 큰 변동 없이 지금까지 진행돼 왔고 계속해서 늘어만 가는 분쟁은 소송의 지연과 비용증가를 확대되어 가는 사태에 이르렀다. 이에 따른 분쟁당사자들은 초조와 불만으로 팽배함에 따라 보다 신속하고 비용을 획기적으로 삭감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 마침내는 분쟁해결방식에 관심이 증대했다.

대체적(代替的) 분쟁해결, 대안적(對案的) 분쟁해결 또는 법원외(法院外) 분쟁해결방식이라고 번역될 수 있는 ADR(Alternative Dispute Resolution)에 결국 관심이 집중하기에 이르렀다. 시간을 오래 끌고 비용이 많이 드는 종래의 재판에 의한 전통적인 분쟁해결 방식에 대한 불만으로부터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여하튼 변화무쌍하고 복잡다기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이 빠르고 비용이 적게 들면서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ADR에서 찾은 것이다.

ADR은 당사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공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효과적으로 결혼을 이끌어 낼 수 있으며 저비용과 엄청난 시간과 노력의 절약을 가져온다. 그리고 인간관계의 개선과 당사자의 자율성, 창조적인 결과 산출, 기술진보에 부합하는 해결방식으로 손색이 없다.

ADR의 역사는 길다. 우리나라의 ADR의 역사를 보면 고조선 이전 사회에서도 각 부족사회에는 그 부족 고유의 불문부조법(不文部族法)이 형성돼 있었는데 각기 공통된 요소가 많았다.

단군왕검은 팔조지교(八條之敎)를 선포하였는데 이 팔조지교는 그 후 제정된 8조지금법에도 지대한 영향을 줬다. 우리나라 고대 사회에서 시행된 여덟가지의 법금(法禁)이다. 우리나라에서 고대시대의 분쟁을 원만하게 처리하고자 하는 조정(調停; mediation) 사상이나 전통의 뿌리는 '팔조지금법(八條之禁法)'에서부터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고조선의 팔조지금법은 "…사람에게 피해를 입힌 자는 곡물로 배상을 하며, 한 사람당 50만전을 내놓도록"하고 있는데 이러한 형법의 본질을 응보로 하는 응보형(應報刑)은 모든 고대 사회에서 공통되는 것으로서, 복수(復讐:앙갚음) 본능에서 나오는 것이나 속형(贖刑:죄를 면하려고 돈을 바치는 형벌)이 인정된 점에서 가히 상당한 수준에까지 진보한 법률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형벌노비(刑罰奴婢)가 있었다는 것과 속형이 있었다는 것은 사유재산제도와 가부장적제도(家父長的制度)가 발달한 사회였음을 알 수 있다. 즉 개인이 재산을 소유할 수 있고 개인 소유로 할 수 있는 권리가 인정되는 것이다. 그리고 가부장(家父長)은 가장권(家長權)의 주체가 되어, 가족에 대하여 절대권을 가지는 사람을 말한다. 가부장이 가족의 지배권을 행사하는 가족 형태가 가부장제(家父長制)라 할 수 있다.

이렇듯 우리나라의 마을 생활은 고조선 이전부터 철저하게 협동(協同)으로 유지돼 왔는데, 전통적인 마을사회에서는 향악이 확립돼 있었다.

향부악(鄕部樂), 향악은 예로부터 발달해온 우리나라 고유의 음악이다. 이러한 향악을 통해서도 조정이나 중재제도가 마을 생활의 규범으로 전통적으로 존재해 왔으며, 조선조 말에 이르러서도 정부에 의해 육성되고 장려되어 왔던 것이다.

서양에서도 중재의 역사는 매우 오래전부터 시작됐는데, 사인(私人)간 중재의 역사는 인간 사회의 역사를 최초로 기록한 시기로 소급한다. 즉 고대 이집트와 중동지역에서 중재가 활용됐다는 기록이 있으며, 그 이후인 그리스와 로마 시대에도 이미 조정이나 중재제도가 성립되어 종족간 또는 도시 국가간에 조정과 중재가 행해졌다.고대시대의 ADR을 보면, 서양에서 제3자의 개입을 요청해 다툼을 해결한 기록은 기원전 2550년 이전에 도시국가간 영토분쟁이 있을 때 제3국의 왕에게 해결을 의뢰한 데서 시작됐다.

그리스 및 로마시대의 ADR을 보면, 그리스시대에 호머는 B.C. 8세기 경에 만행(蠻行)에 대한 피의 채무인 혈채(血債; blood debt)에 관하여 공공연한 중재절차를 통한 해결을 묘사하고 있다. 여기에서 분쟁당사자들은 상호 합의에 따라 당시에 법에 정통한 사람에게 분쟁 해결을 의뢰했는데, 당사자들의 주장을 충분하게 청취한 후에 구두(口頭)로 이유를 밝히면서 판정을 내렸다.

BC 400년경에 그리스시대에는 2종류의 ADR이 있었는데 그 하나는 조정제도로서 조정인이 조정법원에서 일반 법규에 따라 조정을 행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조정인이 스스로 판정하지 않고 사건을 일반 법원에 이양할 수도 있었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는 중재라고 하기가 어려웠다.

다른 하나는 당사자가 자유로이 중재인을 선정해 사건을 그 중재인의 판정에 맡기는 것이었는데, 여기서 중재인이 법률을 엄격히 적용하지 않고 정황에 따라 자유롭게 판정할 수가 있었는데 이는 최종적인 것으로 상소가 불가했다.

로마시대에는 중재를 인정하고 중재 판정을 불이행하는 경우에 벌금을 부과했으며, 중재인의 권한은 중재합의에서 정한 사항으로 엄격하게 제한했다. 즉 로마법은 장래 분쟁에 대한 중재합의의 유효성을 승인했다. 분쟁당사자의 합의에 따라 중재자인 민간인 중에서 심판인을 선정하고, 그 판정에 따라 분쟁을 해결하는 것이었다.

아시아에 있어서의 ADR은 이와는 사뭇 다른 성격을 띠었다. 중국은 유교적 조화에 근거해 조정과 중재 등으로 분쟁을 해결한 오랜 전통이 있었다. 특히 예로부터 화위귀(和爲貴)라는 전통이 있어서 분쟁이 발생하게 되면 대부분을 조정이나 중재로 원만하고 평화스럽게 해결했다. 그리고 중동이나 아시아 등의 지역에서도 중재가 있었는데 특히 아랍과 이슬람 지역은 상사중재에 관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

몽골의 법은 5000여년 동안 몽골사회에 영향을 미치면서 발전해 왔다. 몽골은 1206년부터 태동된 제국시대에 전 지구의 토지 면적의 22%에 달하는 광활한 지역을 지배·통치하면서, 각기 서로 다른 종족, 문화와 전통을 지닌 다양한 부족과 국가들 사이에서 분쟁을 일으키기 보다는, 서로 조화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통치기술이 성숙돼 왔다. 따라서 조정의 개념이 그 만큼 발달돼 왔다. 그 후 몽골제국이 쇠망한 1691년부터 1911년 사이에 청나라의 지배와 구 소련의 지배로 인해 조정문화가 거의 사라지다시피 됐다.

북미, 아프리카에서의 ADR을 보면, 고대 인도에서도 전통적인 마을의회(panchayets)가 있어 5명 또는 그 이상의 인원으로 구성됐는데 여기서 중재를 활용했다. 이는 부족의 연장자가 구속력이 있는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인도는 특히 영국의 식민지시대에 중재제도가 급속히 확산됐다.

아프리카의 경우에는 유럽으로부터 중재의 이용방법을 받아들였다. 라틴아메리카의 경우에도 중재는 오랜 역사가 있었으며,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다스리던 시대에 통용되던 원칙이 영향을 미쳤는데, 이러한 제도들은 그 이후에도 계속 유지됐다.ADR은 주로 노동 및 가사 등 민간분야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으나 최근에는 공공정책분야에서도 갈등해소와 분쟁조정을 위해 다양한 ADR 이용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정책수립단계에서의 민간참여를 위한 다양한 기법도입이 활발해 지고 있다.

ADR은 크게 협상, 조정, 중재로 구분할 수 있으며, 그 외에 더 세분해 간이 심리(mini-trial), 조정/중재(med-arb), 옴부즈만(Ombudsman), 법원 ADR, 사적결정(private-judging) 등으로 구분될 수 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복잡다단한 일상 속에 만연해 가고 있는 갈등과 분쟁을 적기에 관리·해소할 수 있는 새로운 사회적 분쟁해결 체제를 마련함으로써 갈등과 분쟁으로 인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러한 정책생산구조의 개혁 및 법·제도의 마련과 함께 시급하게 확충돼야 할 것이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분쟁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행동을 바로 잡고 변화시킬 수 있는 문화적 인식기반이다. 또한 장기적인 계획과 관점에서 추진돼야 하는 사회교육체제의 구축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개인과 개인 간의 불편을 조기에 해소하고 갈등인식 변화의 장기적인 접근법을 초기부터 모색·확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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