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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형 칼럼] `조율` 한번 해주세요

이근형 산업부장 

입력: 2017-01-08 17:10
[2017년 01월 09일자 22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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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형 칼럼] `조율` 한번 해주세요
이근형 산업부장


새해가 밝은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일상은 변함이 없다. '최순실 게이트'는 여전히 뉴스의 전면을 장식하고 있다. 탄핵 소추 당한 대통령은 잘못한 것이 없다며 새해 첫날부터 다시 국민을 분노하게 했다. 이런 답답함을 한꺼번에 쓸어내릴 '사이다' 같은 청량음료를 찾는 국민들의 심정도 지난해와 다를 바 없다.

새해부터 들려오는 소식들은 여전히 암울하다.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한반도 배치 문제로 중국의 경제 보복이 가시화하는 와중에 일본이 '소녀상' 문제를 들먹이며 내정 간섭을 하는 통에 우리 외교 전선에 적신호가 커졌다.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운 트럼프와 사드 배치에 광분한 중국, 박근혜 정부의 위안부 합의가 깨질까 안달이 난 일본. 연초부터 우리 정부는 외교 삼각 포화에 정신 줄을 놓고 있다.

더구나 연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전자·IT 기술의 경연장인 소비자가전쇼(CES)에서 서로의 기술에 흠집 내기에만 집착하는 우리 대표 기업들의 모습은 더 큰 실망을 안겨줬다.

지난해 대한민국호는 온갖 악재로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북 핵실험과 개성공단 폐쇄, 18개월 동안 이어진 수출 마이너스 행진과 활기를 잃은 경제, 한국 경제를 이끌었던 주력 산업의 위기와 구조조정,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대통령 탄핵 소추, 대를 이은 정경유착의 악습, 최악의 조류 인플루엔자 사태 등 1년 내내 숨돌릴 틈 없는 위기와 혼란의 연속이었다.

올해 상황 역시 녹록지 않다. 조류 인플루엔자의 피해는 더 커져 급기야 달걀을 수입해야 할 처지에 몰렸다.

경제의 동력인 수출은 소폭 회복했다지만, 갈 길이 멀다.

조선, 해운 등 주력 산업의 구조조정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게 될지 모른다.

좁은 취업 문은 더 닫힐 것으로 보여 일자리를 찾는 청년 실업자들은 더 늘어날 상황이다.

빈부격차와 세대 갈등, 부동산 문제, 가계부채 등 우리 사회의 시한폭탄 시침은 뇌관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 경제성장률 2%도 장담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회가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런 문제를 풀어야 할 정부는 사실상 일손을 놨고, 정치권은 차기 대권과 자신의 자리 지키기에만 혈안이 돼 있다.

총체적 난국이란 말이 딱 맞다. 대한민국의 장래는 어둡다는 얘기가 절로 나온다.

대한민국은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어둠의 터널에 있다. 전 세계가 '제4차 산업혁명'을 향해 뛰는데, 우리 사회는 어둠의 과거에 갇혀 전진하지 못하고 있다.

갈수록 꼬여만 가고 '불협화음'만 내는 우리 사회를 제자리로 돌려줄 '조율'이 절실하다.

지난해 연말 촛불 집회에서 가수 한영애가 부른 '조율'의 가사처럼 잠자는 하늘님이라도 불러 조율을 부탁하고 싶을 정도로 절박하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우리 사회의 어둠을 몰아내 줄 1000만 촛불이 여전히 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성숙한 민주주의의 촛불이 올해 첫 집회에서도 60만개 이상 켜졌다.

올해는 간지 상 정유년으로, 닭의 해다. 닭의 우렁찬 울음소리는 어둠을 걷어내고 빛을 부른다. 만물과 영혼을 깨우는 희망과 개벽을 의미한다. 마침 올해 대선이 열리고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탄핵을 인용하면 빠르면 4월에도 선거가 치러질 수 있다.

그간 우리 사회는 빠르게 성장만 하느라 잘못된 과거를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다.

이런 혼란을 빨리 정리하고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낼 절호의 기회를 맞을 '멋진' 조율자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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