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영상기기로부터 국민의 권리 보호 '초점'
드론·액션캠 등 첨단 기기 대응
촬영 중임을 알리는 조치 취해야
드론의 경우 행자부 홈피에 고지
'삭제요구' 등 자기결정권 마련도
분쟁시 정보보호위에 조정 신청
드론·액션캠 등 첨단 기기 대응
촬영 중임을 알리는 조치 취해야
드론의 경우 행자부 홈피에 고지
'삭제요구' 등 자기결정권 마련도
분쟁시 정보보호위에 조정 신청
![[알아봅시다] 개인영상정보보호법](http://contents.dt.co.kr/images/201701/2017010602101860813001[1].jpg "[알아봅시다] 개인영상정보보호법")
#2015년 여름, 한국 사회는 느닷없는 '수영장 탈의실 몰카'에 경악했습니다다. 개인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아무런 제한 없이 돌아다니는데, 이를 당사자가 삭제해달라고 요청할 근거도 마땅치 않은 탓에 법·제도적인 정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됐습니다. 이뿐 아니라 폐쇄회로(CC)TV 카메라를 악용하는 사례도 늘었습니다. 사측에서 노조원의 꼬투리를 잡기 위한 감시 용도로 활용하거나, 경찰이 집회 참가자를 감시하는데 쓰이는 등 부작용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정부가 드디어 이런 문제에 대해 대책을 내놨습니다. 행정자치부가 추진하는 '개인영상정보보호법'이 그것입니다. 지난해 말 입법예고 후 공청회를 통해 업계나 시민단체의 의견까지 받아 최종안을 마련해 상반기 중 국회에 제출하고, 시행령과 시행규칙도 제정할 계획입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볼까요. 우선 '모든 영상기기로부터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개인정보보호법 등 기존의 관련 법령은 고정형 장치에 대해서만 일부 규제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형태의 영상 촬영 장치에 대해서는 제대로 필요한 규제를 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보편화된 스마트폰과 차량용 블랙박스부터 무인기(드론), 액션캠, 심지어 웨어러블 형태의 기기 등 수 많은 이동형 기기에 대해서는 전혀 대응을 못하고 있는 것이죠.
어떻게 규제를 할까요. 우선 행자부가 밝힌 방안을 보면 촬영 중임을 주변에 알리는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가령 촬영 중임을 나타내는 붉은 빛이 나오게 한다던가, 촬영 구역에 대해 미리 표지판을 설치하는 방식, 소리를 통해 촬영 중임을 인지하도록 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습니다.
드론의 경우 항공 촬영의 특성상 고지가 어려운 만큼, 행자부 홈페이지(privacy.go.kr) 등을 통해 사전에 고지하는 방식을 취하도록 했습니다. 제조자나 판매자는 이를 구현할 수 있는 기능을 기기에 적용하고, 판매 시에도 이를 알려야 할 의무를 부과합니다.
영상 속 당사자가 자신의 정보에 대해 권리를 요구할 수 있는 자기결정권에 대한 근거를 마련한 점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알아봅시다] 개인영상정보보호법](http://contents.dt.co.kr/images/201701/2017010602101860813001[2].jpg "[알아봅시다] 개인영상정보보호법")
'삭제요구권'이라는 용어를 통해 자신의 의사를 묻지 않거나 자신이 노출을 원하지 않는 경우 이를 삭제하거나 비식별조치(모자이크 처리 등)를 적용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것이죠. 분쟁이 생길 경우 대통령 직속 조직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
이와 함께 영상 정보를 다루는 개인영상정보처리자의 범위를 규정하고, 지방자치단체의 통합관제센터에 대한 관리 규율 강화와 함께 대규모 민간 시설에 대해서도 해마다 자체 점검을 실시해 행자부에 보고하도록 조치하는 등 관리·감독을 강화했습니다.
한편으로는 현실적으로 요구되는 규제 완화 방안도 포함됐습니다. 우선 열람청구권을 확대해, 기존에는 본인이나 미성년자의 보호자만 가능했던 것에서 이제는 정신질환자·치매 환자 등 제한능력자의 법정대리인도 열람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치매 환자가 길을 잃거나 정신질환자가 의식이 없는 경우 부모나 가족 등 보호자가 촬영된 영상을 확인해 신속하게 찾을 수 있게 된 것이죠.
또 통계작성이나 학술연구, 연구개발 등의 목적으로 촬영하는 경우에는 공개된 장소에서 지속 촬영을 허가하되, 사전에 행자부의 허가를 받도록 해 관리해나가기로 했습니다.
일단 관련 산업계에서는 부담이 늘어난다는 입장을, 법조계에서는 너무 포괄적이라는 비판도 제기하지만, 개인의 영상정보가 무분별하게 촬영되고 유포되던 관행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또 사회적인 기준을 마련해 개인영상정보에 대한 합의점이 마련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기술의 변화에 따른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재운기자 j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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