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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로 끝난 임종룡의 ‘국민부자만들기 프로젝트’

 

강은성 기자 esther@dt.co.kr | 입력: 2017-01-05 17:10
[2017년 01월 06일자 6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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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로 끝난 임종룡의 ‘국민부자만들기 프로젝트’
강은성 금융증권부 기자


지난 2015년 10월 5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국민 재산 늘리기 프로젝트' 첫 회의를 주재했다. 아파트 가격이 자고 일어나면 수천만원씩 오르고, 덩달아 가계부채도 연일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던 시기였다. (가계부채는 그때 이후로 더욱 기록적인 증가치를 보이고 있다.) 이른바 '초이노믹스'로 대출 규제를 대폭 완화한 결과가 부동산 투기 세력 증가, 가계부채 폭증이란 결과로 돌아오기 시작한 그 때다. 주택 실수요자들 사이에선 '월급 빼곤 다 오른다', '집 살 돈 없어 결혼, 출산 포기한다'는 좌절감이 팽배했다.

이대로는 안된다. 국민이 치솟는 집 값을 감당하고도 남을 만큼 '부자'가 되면 되지 않겠나. 임 위원장의 계획은 희망으로 가득 찼다. '국민 재산 늘리기 프로젝트'는 그렇게 시작됐다.

병신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재산 늘리기 프로젝트도 본격 가동됐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전세난 시대에 더 이상 전세에 연연하지 말고 월세로 전환하라고 했다. 대신 빼낸 전세금은 정부가 조성한 투자풀에 넣으면 전문 투자기관이 이를 굴려 재산을 불려주겠다고 했다. 이것이 일명 '전세금 펀드'라 불린 전세보증금 투자풀이다. 또 여윳돈은 기록적인 저금리 시대에 은행에 묻어두지 말고 투자 상품에 넣으라고 했다. 세제혜택도 얹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도 이렇게 탄생했다.

1년이 흘러 정유년이 밝았다. 지난 1년간 국민 재산 늘리기 프로젝트의 결과는 어찌 됐을까.

결과는 참담한 실패다. 전세보증금 투자풀은 1분기, 4월, 7월 등으로 출시 시기를 차일피일 미루더니 끝내 정책 자체가 사실상 무산된 상황에 처했다. 본지가 지난해 6월 23일자로 ▶3.7% 수익률 운운 '전세금펀드' 시작도 못하고 백지화라고 보도하자 금융위는 보란 듯이 7월에 '월세입자 투자풀'로 이름을 바꿔 출시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정유년 새해 업무보고에서 임 위원장은 "지난해 7월 공개한 월세입자 투자풀은 적정 사업자를 아직 찾지 못해 보류하고 있다"고 답했다. 조기대선 등으로 행정부가 중도 교체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정책이 백지화 된 셈이다.

ISA는 또 어떤가. '초고위험' 상품에 투자해도 2% 수익률이 '대박'인 수준이다.(▶본지 12월 27일자 ISA 수익률? "2%가 대박"… 은행들 특단조치 나섰다) 저위험 저수익 상품은 마이너스 수익률도 적지 않다. 수수료 등으로 돈만 뜯기는 데다 장기간 자금이 묶여있어 이래저래 서민은 피곤하다.

그러는 사이 지난해 우리네 살림살이는 나빠도 너무 나빠졌다.

국민 실질 소득(GNI)은 늘기는 커녕 줄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실질 GNI는 이미 마이너스를 보였다. 지난해 1분기에 전분기대비 3.4%의 반짝 증가했지만, 2분기와 3분기에 각각 -0.4%의 감소세를 보였다. 4분기에는 최악의 국정마비 사태로 마이너스 성장이 유력시 된다.

국민 재산은 빚만 늘었다. 가계 부채는 1300조원을 돌파했고 재산을 처분해 빚을 갚을 수 있는 처분가능소득은 2015년 4분기 5.2%에서 작년 3분기 3.5%로 줄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버는 돈보다 갚을 돈이 더 많은 '한계가구'가 160만 가구로 추산됐다. 금융부채가 금융자산보다 많고, 원리금 상환액이 처분가능 소득의 40%를 넘는 '고위험 채무가구'들이다.

국민 재산 늘리기 프로젝트가 실패해서 경제가 이 꼴이 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추락하는 경기에 아랑곳 없이 집값만 뛰는 상황에서, 고통받는 서민들을 위해 임 위원장도 나름대로 고심끝에 내 놓은 정책이었지만 '백약이 무효'였다고 봐야한다.

그럼에도 정부의 정책 '헛발질'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헛발질 정책에 금융회사의 고단함만 늘었고 사회적 비용이 초래됐기 때문이다. 은행 직원들은 ISA 실적 할당에 친인척, 지인을 총 동원해야 했고 깡통계좌가 속출했다. 전세인지 월세인지, 어쨋든 사용하지도 않을 투자풀을 개발하느라 동원된 연구 인력도 사회적 비용 낭비다.

정유년 새해엔 '정부가 나서서 무언가 해 줘야 한다'는 강박관념부터 버리는 것은 어떨까.

강은성기자 es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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