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가입 6만~8만명 여전히 `찻잔속 태풍`

'넷플릭스' 한국 상륙 1년
'외산 서비스의 무덤' 다시 확인
가격경쟁력·현지화 콘텐츠 부족
한류콘텐츠 수급기지 활용 분석
'오리지널 콘텐츠' 공략강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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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오는 7일 넷플릭스가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이 되지만, '찻잔 속 태풍'이라는 평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내시장 상륙 전 관심을 한몸에 받으며 국내 유료방송 시장을 잔뜩 긴장시켰으나, '외산 서비스의 무덤'이라는 국내 시장의 벽을 다시 한 번 확인했을 뿐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넷플릭스가 자체제작·유통(오리지널) 콘텐츠를 앞세워 한국 공략을 강화할지 관심이 쏠린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유료 가입자 수는 약 6만~8만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는 출시 직후 한 달 무료 프로모션을 포함해 약 10만명이 넷플릭스를 이용한 것으로 추산했던 것보다도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1월 7일 한국을 포함한 130여 국가에서 새로 서비스를 시작한 후 900만명의 가입자를 추가 확보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현재 넷플릭스의 세계 가입자는 8600만명이지만, 구체적인 한국 이용자 수를 밝히지는 않고 있다.

넷플릭스가 유독 한국 시장에서 고전하는 이유로는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현지화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것이 꼽힌다. 넷플릭스의 국내 서비스 요금은 표준형 기준 월 9.99달러(1만2000원)다. 유료방송 이용료가 월 10만원 대에 달하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유료방송 가격대가 1만원 대 초반 수준이다. 넷플릭스의 가격 경쟁력이 빛을 발하지 못하는 이유다. 또 서비스 초기부터 한국 이용자가 볼 만한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넷플릭스가 국내 시장에서 수요 확보보다는 한류 콘텐츠 수급과 서비스 테스트베드 활용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팽배했다. 실제 넷플릭스는 국내 시장에서 가입자 확보보다 콘텐츠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미 영화 '판도라'와 드라마 '불야성'의 세계 유통 계약을 맺었으며, 드라마 '청춘시대'를 해외 국가에 서비스 중이다.

김성철 고려대 교수는 "아직 넷플릭스가 제대로 국내 시장을 공략했다고 말하긴 어렵다"며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테스트베드이자 콘텐츠 수급을 위한 전진 기지 용도"라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한 한국형 오리지널 콘텐츠 출시가 잇따르면, 국내 시장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넷플릭스는 첫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로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를 준비 중이다. 또 한국 도전자가 출연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비스트 마스터'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케이블TV 업체 딜라이브와 손잡고 내놓은 OTT박스 '딜라이브 플러스'의 성적이 무난한 것도 위안 거리다. 딜라이브는 지난해 '딜라이브 플러스'의 판매 목표로 1만대를 제시했으나, 지난해 10월 이를 조기 달성했다. 지난해 6월 한국을 첫 방문한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는 당시 "넷플릭스가 성공하지 못한 것 아니냐고 평가하기 쉬운데, 넷플릭스 가입자는 꾸준히 늘고 있고 전체 산업과 함께 성장 중"이라며 "현재 한국은 미국 콘텐츠가 주로 제공되고 있으며, 앞으로 한국 콘텐츠가 늘어날수록 점점 더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윤희기자 yu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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