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IoT·금융기업 등 인수로 새로운 시장 창출
성숙한 이통시장 가입자 포화 상태
비통신사업·합병으로 경쟁력 강화
국내 기업들도 M&A 활성화 조짐
성숙한 이통시장 가입자 포화 상태
비통신사업·합병으로 경쟁력 강화
국내 기업들도 M&A 활성화 조짐
![[알아봅시다] M&A로 본 글로벌 이통사 성장전략](http://contents.dt.co.kr/images/201701/2017010202101931104001[1].jpg "[알아봅시다] M&A로 본 글로벌 이통사 성장전략")
세계 이동통신시장은 성장 절벽에 직면해있습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이동통신시장이 성숙함에 따라 가입자는 포화되고, 매출 성장 역시 크게 둔화되고 있습니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는 GSMA 인텔리전스 보고서를 통해 2014년부터 2020년까지 모바일 사업자의 연평균 매출성장률(CAGR)로 2.1%를 제시했습니다. 2008년부터 2013년의 CAGR이 4.3%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반토막 난 셈입니다. 자연히 전통적인 통신산업에서 벗어나거나 비(非)통신 산업으로 진출하거나, 혹은 같은 산업간 인수합병(M&A)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려는 통신사가 늘었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주요 국가 어디나 마찬가지입니다.
실제 M&A나 투자 사례를 통해 해외 주요 국가 이동통신사들의 성장 전략을 짚어볼까요.
우선, 미국에서는 버라이즌과 AT&T를 살펴보겠습니다. 버라이즌은 광고, 디지털미디어, 사물인터넷(IoT) 분야 M&A에 적극적인 반면, AT&T는 전통적인 미디어업체 인수를 통해 미디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버라이즌은 2015년 인터넷기업 아메리카온라인(AOL)을 44억달러에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미디어 영역에 진입했습니다. 지난해 7월에는 야후의 인터넷사업부문도 인수했습니다. 모바일 동영상서비스(OTT) 고(go)90의 강화를 위해서였죠. IoT 분야에서는 2012년 텔레매틱스 업체 휴스텔레매틱스를 인수했고, 지난해에도 텔로지스 등 차량관리 업체를 잇따라 인수했습니다. 또, 지난해 9월 이후에는 IoT 기반 LED 가로등업체 센시티시스템즈, 키오스크 기반 공공 와이파이 제공업체 LQD와이파이 등 스마트시티 관련 업체와의 M&A를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반면, AT&T는 전통적 미디어 업체 인수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2014년 위성방송사 디렉TV를 인수하며 가입자 2000만명을 추가로 확보했지요. 또, 지난해 10월에는 타임워너를 850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하며 콘텐츠 영역까지 진출을 선언했지요. 이를 우리나라에 비유하자면 SK텔레콤이 CJ E&M을 인수하는 셈이랄까요.
유럽에서는 유선통신사와 이통사, 미디어, 금융서비스간 융합을 시도하는 현상이 눈에 띕니다. 영국 최대 통신사 BT는 10년만에 이통시장에 재진출했습니다. 지난해 1월 이동통신사 에브리싱 에브리웨어(EE)에 대한 125억파운드 규모 인수 작업을 완료했지요. 영국 보다폰은 지난해 2월 10억 유로를 투자해서 네덜란드 모바일 사업부와 미국 케이블TV업체 리버티 글로벌의 네덜란드 사업부를 합병키로 했습니다.
프랑스 이통사 오렌지는 지난해 8월 금융기관 그루파마뱅크의 지분 65%를 인수했습니다. 이를 통해 내년 중으로 모든 금융서비스를 모바일로 제공하는 온라인 은행을 출범시킬 계획입니다. 프랑스 미디어기업 비방디는 이탈리아 통신사 텔레콤이탈리아의 보유 지분을 기존 21.91%에서 23.15%로 늘렸습니다. 이를 통해 텔레콤이탈리아 가입자에게 자신들의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파트너십도 맺었죠.
이번에는 일본을 살펴볼까요. 일본 내 1위 통신사 NTT도코모와 우리에게는 재일교포 3세 손정의 회장으로 친숙한 소프트뱅크를 보겠습니다. 일단 NTT도코모는 2013년 신성장 산업들을 총괄하는 '스마트라이프 비즈니스 본부'를 신설하고 쇼핑, 음반, 패션, 야채, 요리 등 다양한 비통신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2009년 TV홈쇼핑 업체 오크론마케팅을 인수했고, 2012년에는 야채 택배업체 래디시보이즈에 지분을 투자하는가 하면, 2014년에는 일본 최대 요리교실 운영업체 ABC HD를 인수했지요. 미디어분야에서는 2009년 음악소프트회사 에이벡스그룹과 공동출자해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업체 에이백스 브로드캐스팅&커뮤니케이션즈를 설립키도 했습니다.
반면, 소프트뱅크는 로봇, AI, IoT 등 미래 첨단 분야에 대한 장기적 관점의 투자가 특징입니다. 그것도 일본 기업이 아닌 해외 기업이 대상이지요. 소프트뱅크는 2012년 미국 3위 이통사 스프린트를 인수하며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했습니다. 심지어 2014년에는 4위 이통사 T모바일 합병까지 추진했었지요. 일단은 미국 규제당국의 반대로 실패로 끝났으나, 최근 손정의 회장과 트럼프 당선자의 면담 후 트럼프 정권 출범 후 스프린트와 T모바일 합병 재추진 가능성이 다시 거론되고 있습니다. 인터넷 분야, 차량공유, 콘텐츠, 커머스,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 투자도 활발합니다. 2013년에는 핀란드 게임업체 수퍼셀을 인수했고, 2015년에는 우리나라 소셜커머스 쿠팡에 지분 투자를 했습니다. 지난해 7월에는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을 인수해 세계 ICT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었지요.
자, 그럼 이제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우리나라도 지난해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시도로 방송통신시장이 들썩거렸습니다. 결국 지난해 7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역(권역)별 독점 가능성을 이유로 최종 불허 결정을 내리며 무산됐지만 말입니다. 그렇다고 방송통신 분야 M&A 가능성이 아예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최근 미래창조과학부는 유료방송 발전방안을 내놓으며, 케이블TV의 디지털전환 완료 시점에 권역 제도를 개편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ICT 융합을 기반으로 하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가 다가오는 만큼 굳이 미디어 기업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분야 기업과의 M&A, 혹은 투자 등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정윤희기자 yuni@dt.co.kr
도움말=스트라베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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