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감 없는 스포츠 감성
지면읽으며 달리는 느낌 '굿'
지면읽으며 달리는 느낌 '굿'
◇ 소비자, 자동차를 말하다
(4) 아반떼 스포츠
[디지털타임스 노재웅 기자]BMW M4 쿠페를 벤치마킹한 오스틴 옐로 외관 색상을 뒤집어쓴 아반떼의 등장은 자동차 마니아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그래 봤자 아반떼라는 비아냥과 이번엔 다르다는 상반된 주장이 설전을 벌였다. 아반떼의 전신인 엘란트라가 독일 아우토반에서 포르쉐를 따돌리던 영상을 광고로 썼던 것을 떠올리는 이들이라면 또 한 번 '현대차의 무리수'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기도 했다. 현실은 반전을 이끌어냈고, 몇몇 기자의 시승기와 구매자의 후기를 통해 조심스럽지만 BMW 3시리즈를 소환하는 결과를 만들어 낸 차라고 평가받았다. 바로 아반떼 스포츠다.
베르나와 투싼을 거쳐 세 번째 현대차를 선택한 조영화씨도 아반떼 스포츠의 반전 매력에 흠뻑 빠졌다. 조씨는 "현대차의 구형 엔트리 모델들을 타다 수입 엔트리카로 옮겨가려던 찰나 눈에 들어왔던 것이 아반떼 스포츠였다"면서 "'또 속느냐'는 주변의 만류에도 많은 구매기와 시승기를 통해 아반떼 스포츠의 매력을 엿보게 됐고, 막연했던 믿음은 대만족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충청남도 태안의 구불거리는 비포장길을 매일 왕복 70㎞씩 출퇴근한다는 조씨는 "세단부터 SUV, 트럭 등 다양한 차로 이 길을 오갔지만 아반떼 스포츠만큼 시원하게 달릴 수 없었다"면서 "포장도로에서 비포장도로로 이동할 때 서스펜션의 변화가 핸들로 전해져오고, 지면을 읽으면서 달리는 느낌이 국산차에서는 처음 느껴보는 경험"이라고 말했다.
조씨는 자신을 스스로 내성적인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그런 그가 스포츠 모델을 선택했다는 점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아반떼 스포츠는 겉으로는 평범한 준중형차의 외관을 하고 있으면서 속으로는 으르렁거리는 터보 엔진을 탑재해 남에게 과시 없이 스스로 스포츠 감성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오히려 나에게 맞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중적인 차가 아닌 만큼 느끼는 어려움도 많았다고 토로했다. 조씨는 "처음 차를 보러 갔을 때 많은 대리점을 가도 아반떼 스포츠를 잘 모르는 딜러들이 대부분이었다. 알고 있어도 시승차조차 없어 추천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날 계기판에 엔진확인등이 떠서 수리점을 가 스캔을 했는데 터보 엔진에 있는 바이패스밸브를 무상 교환해줬는데도 이후 세 차례나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며 "지사장이 직접 와서 원인을 알 수 없다고 하니 방법이 없더라. 터보 모델에 대한 서비스직원들의 교육도 덜 되어 있는 상태 같다. 두 달째 답을 못 받고 있는데 애프터서비스 측면에서도 차와 마찬가지로 질을 향상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조씨는 마지막으로 아반떼 스포츠를 '안티 현대'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차라고 밝혔다. 그는 "여전히 유럽의 유명 브랜드 차들과 비교하면 부족한 면이 많은 게 사실일 것"이라면서도 "발전한 부분에 대해선 충분히 칭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음에도 현대차를 선택하겠다는 자신은 없지만 세 번째 선택에서 발전의 확인은 매우 만족스럽고, 또 많은 이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노재웅기자 ripbir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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