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생명·화재 통합ERP 가동 또 연기… 추가비용만 600억대

성능 최적화·사용자환경 구현 미흡
오픈 내년 1월 아닌 하반기나 가능
1조 개발비… 추가 600억대 전망
분담 놓고 삼성SDS와 다툼 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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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생명·화재 통합ERP 가동 또 연기… 추가비용만 600억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통합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가동이 결국 연기됐다. 당초 내년 1월 시스템을 가동할 예정이었으나 하반기는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추가 개발비도 수백억원 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본지 10월 13일자 1면 참조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화재가 통합 ERP 가동을 다시 연기했다. 당초 두 회사는 2년에 걸쳐 통합 ERP를 구축하고 지난 9월 시스템을 가동하려 했으나 통합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을 겪으며 내년 1월로 가동 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 하지만 시스템 구축 외에도 현업 요구 반영, 과업 변경, 추후 규제 변화 및 상품 개발 변화 등을 반영한 사용자 환경(UX) 구현 등에 어려움을 겪으며 결국 시스템 가동 일정을 다시 늦추기로 결론을 내렸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21일 내부회의를 열어 시스템 오픈 일정을 공식 연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회사 시스템은 가장 중요한 것이 이용자의 신뢰"라며 "통합 ERP의 경우 전문인력이 부족하고 국내외 구축 사례 또한 적은 만큼 안정성 확보가 최우선 과제라 판단해 선제적으로 연기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구축하는 ERP 시스템은 두 보험사의 기간계 업무처리 시스템을 총괄하게 된다. 따라서 시스템 성능과 안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두 회사는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개발을 완료하기는 했으나 일부 시스템 성능 최적화가 이뤄지지 않아 기대했던 속도가 나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스템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내부 관계자는 "온라인 다이렉트보험의 경우 이용자가 가입신청을 할 때 가입조건 등을 입력하면 통상 3초 이내에 설계 결과가 나와야 한다"며 "그런데 현 시스템으로는 10초 이상 걸리는 등 성능 최적화에 일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시스템 성능은 단순히 시스템 용량 확대 뿐 아니라 업무 프로세스에 기반한 최적화를 거치는 수준에 따라 성능이 좌우된다. 현재 두 회사의 통합 ERP 개발을 막 완료한 시점에서 시스템 가동을 시작한다면 성능저하 등으로 당장 보험 소비자 이용에 적지 않은 불편이 생길 것이란 판단에 따라 가동 일정을 연기했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삼성생명·화재 측은 추후 시스템 가동 시점에 대해 '미정'이라고 밝혔다. 더 이상 개발 일정을 특정해 개발자들과 내외부 관계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다만 내부 의견에 따르면 통합 ERP 시스템은 올 하반기는 돼야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부 관계자는 "안정화 작업과 테스트 등의 일정을 감안하면 하반기, 늦으면 10월 정도에 가동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동 시점이 늦어지면서 개발 비용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1월이 가동 목표 시점이었지만 현재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삼성SDS와의 계약은 내년 4월로 종료된다. 이에 4월 이후부터 최대 10월까지 추가 개발비만 수백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 경우 비용 산정도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만약 삼성SDS의 개발 프로젝트 진행 미흡으로 판단된다면 '패널티' 차원에서 추가 개발 비용을 축소할 수 있으나, 삼성SDS 역시 '과도한 과업변경, 요구사항 등으로 개발 일정이 늦어졌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측의 과실 비율에 따라 개발비 분담이 이뤄지겠지만, 6개월 이상 지연되는 일정에 대한 절대 비용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며 "약 600억~700억원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통합 ERP 구축 비용은 삼성생명이 4300억원, 삼성화재가 4500억원을 각각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은성기자 es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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