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 무기체계 책임 등 포함
국제기구 차원의 인공지능(AI) 윤리규범 마련이 추진된다.
20일 IT 업계에 따르면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는 최근 138쪽에 달하는 보고서를 통해 AI 기술과 가치에 대해 다루며 AI 개발과 사용에 대한 윤리 기준 마련 작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특히 AI 환경에 대응하는 프로세서(CPU) 등 반도체 제품 설계 시 이를 준수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기계학습(Machine Learning)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등 범위는 개인정보에 대한 정의방법부터 자동화된 무기 체계에 대한 책임까지 폭넓게 다룰 예정이다.
규범 제정에는 법학자, 경제학자, 철학자 등은 물론 시스코와 IBM, 구글, NXP반도체 등 주요 업체 대표자도 참여한다.
IEEE는 무선통신 등 주요 IT 관련 기술 표준을 정하는 단체로, 세계 전체 관련 업계의 기준점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왔다. 때문에 IEEE가 AI 윤리 기준을 정하면 이 역시 업계의 표준이자 절대적인 기준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이전에는 개별 기업 차원에서 연구 중이거나 포괄적으로 마련한 기준만 있어 별다른 구속력은 보이기 어려웠다. 지난 9월에는 알파벳(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IBM,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주요 5개 IT 기업이 모여 AI에 대한 윤리 규범을 마련하기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공동 연구와 논의를 진행하기로 한 바 있다. 또 앞서 지난 4월에는 일본 정부의 제안으로 세계 주요 강대국 7개국이 모이는 G7에서 AI 연구 개발에 대한 국제규칙 마련을 추진하기로 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최근 미래창조과학부가 AI 시대를 맞아 '지능정보사회 중장기 종합대책(안)'을 발표했는데, 여기에서 AI에 대해 '전자인'이라는 법인격을 부여하기로 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법인격은 법적인 책임이나 의무, 권리를 부여하는 인격을 의미하는 말로, AI의 결정이나 행위 등에 대해 법리상 판단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IT 업체 관계자는 "일본을 비롯해 각국이 AI 윤리에 대한 패권(헤게모니)을 잡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관련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운기자 j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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