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사업자 적자 행진 속
신규 사업자 강남3구 몰려
중국인 관광객 하락세 지속
'최순실 사태' 특검도 변수
면세점 입찰 특혜 조사 진행
일부 업체 특허 반납 가능도
신규 사업자 강남3구 몰려
중국인 관광객 하락세 지속
'최순실 사태' 특검도 변수
면세점 입찰 특혜 조사 진행
일부 업체 특허 반납 가능도
3차 면세점 사업자 선정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4곳이 추가돼 총 13곳으로 늘어남에 따라 '면세점 춘추전국시대'가 열리게 됐다.
정부는 외국인 관광객 수 증가와 관광산업 활성화 및 투자·고용 촉진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지난해 신규로 선정된 사업자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어 자칫 '제살 깎아먹기' 경쟁만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신규 사업자 3사는 서울 강남과 서초, 송파 등 이른바 '강남 3구'를 주 무대로 삼았다.
그런데 최근 중국 정부가 한국 관광을 통제하는 상황에서 비교적 근거리에 면세점이 3곳이나 생기게 된 만큼,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작년 말 사업권을 획득한 사업자들도 모두 현재 적자를 내고 있다.
'최순실 사태'와 관련한 특검 결과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번 추가 입찰과 '최순실 게이트'의 관련성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만약 특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심사 결과를 다시 원점으로 되돌려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 특허를 취득한 신규면세점 사업자들은 지난 상반기까지 모두 수백억 규모의 누적 적자를 기록해 실적이 양호하지 않다.
두타면세점은 지난 상반기 160억원, 갤러리아면세점은 174억원, 신세계 면세점은 175억원, SM면세점은 140억원, HDC신라면세점은 80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면세점 사업자들이 안착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경쟁자들만 더 생겨 영업 환경은 더 척박해질 전망이다.
또 이번에 선정된 신규면세점 사업자들도 초반에는 막대한 규모의 적자 운영을 감당할 수밖에 없어 명품 유치 등을 통해 우위를 확보하지 않으면 자칫 도태되기 쉽다는 우려도 있다.
여기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영향으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 수가 꾸준히 하락하고 있어 면세점들이 관광객을 유치하기가 녹록지 않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방한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 7월 91만7919명에서 8월 87만명, 9월 72만명, 10월 68만명, 지난달 53만명으로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국내 주요 면세점에서 중국인 관광객 매출 비중은 60%가 넘을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관광객 수는 줄어드는 데 면세점 수만 도리어 늘어나 더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또 지난 9일 기획재정부가 면세점 특허수수료율을 매출액 대비 0.05%에서 매출 규모별로 0.1∼1.0% 올리는 관세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면서 면세점의 수익성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 가운데 한국면세점협회는 기획재정부에 최근 관세법 시행규칙 개정안과 관련해 "강력히 반대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한 데 이어 행정소송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우여곡절 끝에 면세점 특허 추가 입찰을 마쳤지만 이 또한 정치적 외풍에서 자유롭지 않다.
롯데그룹과 SK그룹이 미르·K재단에 기금을 출연한 뒤 면세점 추가입찰 공고가 나 대가성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관세청은 예정대로 심사를 강행해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거세다. 특히 지난 15일 국회 기획 재정위원회는 면세점 선정 특혜 의혹과 관련해 감사원에 관세청 감사를 요구하기로 의결했다.
오는 21일에는 천홍욱 관세청장을 상임위 차원에서 소환해 면세점 의혹을 추궁할 예정이다. 특검은 면세점 추가입찰과 최순실 게이트 관련성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롯데그룹과 SK네트웍스를 최근 압수수색, 수사 자료를 검토 중이다.
수사를 위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출국금지까지 시켰다.
만약 특검 수사 결과, 면세점 추가 입찰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질 경우 일부 업체는 특허를 반납해야 한다. 이미 면세점 운영을 시작한 업체의 경우 영업 도중 문을 닫아야 해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관세청도 지난 17일 면세점 특허 심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번에 선정된 사업자가 면세점 특허추가 결정 과정에서 관세법상 특허취소 사유에 해당되는 거짓, 부정한 행위를 했던 것으로 판정된다면 즉시 특허를 취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민영기자 ironlung@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