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욱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시론] `위기의 한국 자동차` 대응책 찾아라](http://contents.dt.co.kr/images/201612/2016120802102351607001[1].jpg "[시론] `위기의 한국 자동차` 대응책 찾아라")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2016년 한 해가 어느덧 끝나가고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겨울이 시작됐다. 하지만 2016년의 겨울은 이제 막 찾아왔지만, 2016년 동안 세계의 자동차 시장은 계속해서 겨울이었다. 이는 한국 자동차 시장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이번 기고글에서 필자는 한국 자동차 산업의 현안과 과제를 2016년의 뜨거운 감자들을 살펴보며 도출하고 독자들과 공유하는 기회를 가지려 한다.
2016년의 자동차 시장의 핫이슈 중 단연 으뜸은 여전히 큰 이슈를 몰고 다니며,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사건은 독일 폭스바겐 사의 디젤 게이트였다. 미국 연방 법원은 2016년 폭스바겐은 배기 가스 배출 조작과 관련해 미국 자동차 딜러사에 약 12억 달러를 보상하기로 합의하고, 미국 연방 법원에 147억 달러 규모의 합의안을 제시했다는 내용을 밝혔다. 이로 인해 폭스바겐의 주가가 급격히 하락하기 시작해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또한 이후 추산될 2016년의 결산치에서는 디젤 차량의 비중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곧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국가의 관심 및 소비자의 관심이 촉구되는 때라는 말과 동일시된다. 하이브리드 차, 전기차, 수소차 등에 대한 관심과 함께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국내에 상용화 된 친환경차는 매우 적은 수준이다. 이에 정부에서는 그린카에 대한 안전 기준을 개발하고 개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신동력에너지인 전기차와 관련된 안전 기준을 제정하는 것은 성능 평가와 동시에 고전압 전기에 대한 배터리 안전, 충돌과 전자파에 대한 소비자 안전 등에 대한 내용을 포함해야 할 것이다. 또한 기업에서는 해외 업체 시장의 선점을 위한 개발, 마케팅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관망하던 국내 업체들도 현재 친 환경차의 신드롬에 빠져 있는 만큼, 이에 제반 여건 등을 마련하기 위한 정책 도입이 시급하다.
다음 이슈는 친환경 이슈와 연관되어 미국의 대표적 전기차인 테슬라가 국내 런칭을 계획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테슬라는 현재 국내 인력 채용 공고를 내고 있으며, 최근 이 공고가 거의 마감된 것으로 파악된다. 부지도 확보했으며, 인증 역시 신청해 둔 상태로 사실상 출시가 초읽기로 보인다. 테슬라는 이미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적이 있으며, 혁신적인 제품 이미지 등을 통해 미국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으며, 이미 한국에서 예약판매도 성황리에 진행 중이라는 점을 봤을 때, 국내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 것임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이러한 테슬라의 진출에 비해 국내 전기 자동차의 경쟁력은 아직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테슬라의 진출에 대비해 국내 전기 자동차의 경쟁력을 높이고 연구 개발이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테슬라와의 공존도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테슬라의 진출은 국내 전기차 시장의 Market Share를 많은 부분 차지하겠지만, 전기차 시장 인프라를 넓힌다는 점에서 긍정적이기도 하다. 또한, 테슬라 모델 3의 주요 부품들을 국내 기업들이 공급업체로 선정되면서, 오히려 테슬라가 성공하기를 바란다는 다수의 기업들도 존재한다. 즉, 테슬라의 국내 출시를 위기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과 함께 공생을 생각해봐야 할 때인 것이다.
마지막 이슈는 바로 미국의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된 트럼프와 관련된 이슈다. 트럼프는 과거 선거 활동 때부터 한미 FTA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하지만 힐러리가 당선될 것이라는 대부분 미국 언론의 예측에 안도감을 표하고 있었다. 하지만 트럼프가 예상을 누르고 힐러리를 제치고 대통령이 되면서, 한미 FTA가 전면 재협상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미 FTA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미국 시장은 한국 자동차가 선전하고 있는 시장임과 동시에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는 주력 시장이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미국 판매 추이를 보면 꾸준히 누적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한국의 자동차 부품의 경우 미국에의 대외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라, 한미FTA가 재협상된다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에 대한 정부의 외교 차원에서의 대응 방안이 시급하게 필요한 때다.
이처럼 2016년 자동차 시장의 현안과 이슈, 그리고 대응 방안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봤다. 앞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2016년은 자동차 시장에 많은 위기와 사건이 공존한 한 해였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위기의 중심에는 미국이라는 나라와 환경 지향적 발전이라는 지속가능성 이슈가 있다. 국내 자동차 시장이 이러한 이슈들을 잘 해결해 안정된 발전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외교적인 지원과 더불어, 국내 자동차 기업들의 환경 지향적인 혁신 의지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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