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발고속철도(SRT)가 오는 9일 개통, 117년 만에 철도경쟁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게 됐다.
수도권 출발지는 SRT가 수서역, KTX가 서울역과 용산역으로 다르지만 천안아산부터는 노선이 겹쳐 천안아산∼부산, 천안아산∼목포 구간을 이용하는 승객의 경우 요금과 서비스를 따져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SRT 운영사인 SR과 KTX 운영사인 코레일은 이미 운임, 서비스, 좌석, 교통편 등에서 서비스 경쟁에 나서며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선공에 나선 것은 후발주자인 SR이다. SR은 할인이 적용되지 않은 기준요금 기준으로 KTX보다 평균 10%, 최대 15%까지 운임비를 낮췄다. 수서∼부산역까지 운임은 5만2600원, 수서∼목포역은 4만6500원으로 책정했다. 장거리 할인을 적용할 경우 수서∼동대구역을 3만7400원, 수서∼광주송정역을 4만700원에 이동할 수 있다. 홈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온라인으로 열차 티켓을 구매하면 1% 할인도 해준다.
이와 함께 이용자들이 보다 친밀감 있는 서비스를 체감할 수 있도록 승무원 호출 서비스를 도입하는 한편 일반실의 경우 기존 KTX에 비해 발을 뻗을 수 있는 좌석 공간(1.6m)을 넓게 확보했다. 9일 개통과 동시에 새로운 개념의 청소 서비스인 'SRT 15분 서비스'도 실시한다. 청소뿐 아니라 자외선 살균이나 환기구 살균 등을 15분 내에 끝내 쾌적한 실내공간을 만든다. 지난 6일에는 응급환자 대응 핫라인 구축을 위해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수서역에 SRT 고객건강 라운지를 운영해 환자 발생 시 신속한 응급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대응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가격 경쟁력과 차별화된 서비스 전략에 힘입어 SRT에 대한 고객의 관심은 높다. SR에 따르면 개통 첫 주말인 9일부터 11일까지 평균 예매율은 40% 수준이며 주말 인기 시간대는 이미 매진된 구간도 있다. 온라인으로는 매일 1만명이 넘게 회원 가입도 하고 있다.
코레일도 고객 확보를 위해 반격에 나섰다. KTX 마일리지 제도를 3년 만에 부활시키는 한편 경부·호남축 KTX의 서울·용산역 혼합 정차, 광명역 셔틀버스 운행 등을 통해 역으로 가는 접근성을 높였다.
코레일 인터넷 홈페이지나 모바일·웹 회원의 경우 결제금액의 5%를 기본 마일리지로 적립해 주고 평균 승차율이 50% 미만인 열차(더블적립 열차)를 타면 5%를 추가로 적립해 준다. 전체 KTX의 3분의 1 정도가 더블적립 열차로 지정되는 셈이다. 여기에 선불형 교통카드인 '레일 플러스'로 승차권을 결제하면 추가 1%를 보너스로 준다. 최대 11%까지 마일리지 형태로 할인받을 수 있는 것.
할인제도도 더 확대했다. 예상 승차율이 낮은 티켓에 대해 운임 할인을 해주는 '인터넷 특가(365할인)' 할인율은 5∼20%에서 10∼30%로 높인다. 만 24~33세를 대상으로 한 '힘내라 청춘'은 최대 할인율이 30%에서 40%로 올라간다.
한편 두 회사는 운영 회사가 2개로 인한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승차권 상호 발매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용자들은 두 회사 역에서 다른 회사 승차권을 구매할 수 있다. 두 회사 홈페이지, 앱에서 다른 회사 승차권을 검색한 후 승차권을 선택하면 다른 회사 홈페이지, 앱이 바로 연결돼 승차권을 구매할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두 회사의 경쟁으로 인한 혜택은 국민에게 돌아갈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최초로 도입된 철도 경쟁체제의 효과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게 하는 동시에 현 경쟁체제가 성공적으로 안착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정책을 발굴·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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