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규모 개최 불구
예산삭감 등 곱지 않은 시선
장관은 개회사 대신 퍼포먼스만
전문가 "큰줄기 이어가야" 지적
예산삭감 등 곱지 않은 시선
장관은 개회사 대신 퍼포먼스만
전문가 "큰줄기 이어가야" 지적
썰렁한 '2016 창조경제박람회'
"정치적 이슈에 휘둘리지 않고 장기적인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창조경제혁신센터에 대해 여러 말이 나오고 있지만 이름이 바뀌더라도 역할은 계속 이어가야 합니다."
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6 창조경제박람회'에서 만난 벤처기업 아이오틴의 서병현 대표는 이같이 말했다.
아이오틴은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 1호 입주기업으로,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약을 먹을 시간을 알려주는 스마트 약통 '메디알람'을 개발한 벤처기업이다. 이 회사는 센터의 지원을 받아 시제품 제작을 시작으로 특허, 인증 획득을 마치고 3억원의 투자를 유치해 지난달 제품을 시장에 내놨다.
서 대표는 "목업(mockup) 밖에 없었던 상태에서 실제 제품을 출시하기까지 센터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사회 전반으로 늘어나고 있는 창업 기업들이 더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창조경제타운 등의 지원을 받은 40개 기업이 전시에 참가했다. 미래 창업 꿈나무인 고등학생부터 세계 시장에 도전하고 있는 젊은 창업자까지 참가한 기업 관계자들은 앞날이 불투명해진 창조경제 사업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면서도 벤처와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만은 끊겨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로 4년째 열린 창조경제박람회는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국정 과제인 창조경제의 성과를 국민과 기업들에 알리고 공유하기 위한 행사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올해 행사를 역대 최대 규모로 준비했지만, 참관 열기는 예전만 못했다. 최근 최순실, 차은택 등 비선 실세들이 창조경제 정책에 개입해 이권을 가로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이로 인해 창조경제혁신센터 관련 예산도 줄줄이 삭감되는 상황에 여론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거의 매해 행사장을 직접 찾았던 박 대통령은 이날 참석하지 않았고, 최양희 미래부 장관 역시 개막식 행사에서 별도의 개회사 없이 관계자들과 개막 퍼포먼스만 마친 뒤 행사장을 돌아봤다.
전문가들은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비롯한 창조경제 정책 전반의 수정이 불가피하더라도, 창업기업 육성을 통한 경제 활성화라는 큰 줄기는 이어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대학 교수는 "이미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을 통해 혁신의 속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 어렵게 끌어올린 창업 열기에 찬물을 끼얹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고경모 미래부 창조경제조정관은 "국정 전반에 어려움이 많은 실정이지만 이와 별개로 창업 생태계는 반드시 만들어져야 한다"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청년 일자리 창출과 기업 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애쓰고 있는 상황에서 계속 중심을 잡고 지속 가능한 창업 생태계를 만들어 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도영기자 namdo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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