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영 IT정보화부장
![[심화영 칼럼] 중국 `혐한류`가 무서운 이유](http://contents.dt.co.kr/images/201611/2016112802102269727001[1].jpg "[심화영 칼럼] 중국 `혐한류`가 무서운 이유")
일본에 이어 중국까지 '한류'가 사면초가다.
대중 수출업체를 중심으로 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도입에 대한 보복조치로 사실상 한류 콘텐츠 수입을 금지하는 '한한령(限韓令)'을 발동했다는 우려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중국정부가 보이지 않는 손을 움직인다면 혐한 분위기는 악화될 게 뻔하다.
이번 한한령은 모든 지역 방송과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까지 적용돼 사상 최고 수준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한국 드라마와 예능 방송을 금지하는 조치뿐만 아니라 한국인이 등장하거나 한국 제품이 나오는 중국 내 광고까지 모두 막겠다는 의도다.
중국에서 한류가 꺼질 경우 일본에서의 퇴출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메가톤급 파장이 예상된다. 한류 콘텐츠의 중국 수출액 비중은 40%에 육박한다.
그러나 진짜 무서운 것은 국민 마음속으로부터 시작되는 반한 감정인 '혐한류'다.
소비자가 될 수 있는 팬 스스로 한국 문화를 거부한다면 이윤을 좇는 중국기업들도 움직이지 않고, 중국정부도 국민감정을 핑계로 이를 정치에 역이용할 수 있다.
중국 외교부는 '양국 간 교류에는 민심이 기반이 돼야 한다'며 벌써부터 국민감정을 들먹이고 있다.
중국 '한류' 제동이 스타 연예인과 제작사, 엔터테인먼트 관련주의 대박에 찬물을 끼얹는 수준이라면 국민이 이를 체감할 이유는 없고 '비상'일 수 없다.
그러나 '수출에 치명타'가 된다면 사정이 다르다.
중국에서 한류경계심리가 강화되면서 연예계뿐 아니라 패션, 뷰티, 음식, 관광 등 소비재 수출과 서비스업까지 전방위로 악영향을 준다면 국가 브랜드 위기가 될 수 있다.
일례로 2014년 상반기 9%였던 한국차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올 상반기 7.3%로 떨어졌다.
중국인이든, 일본인이든 지식인이라면 혐한류를 비판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한류에 대한 호감이 자연스러웠듯이 의사결정의 대부분은 감정이 이성을 앞선다.
게다가 지금 이 시각 우리 정부는 외환(外患)에 대처할 능력을 상실했다. 발등의 불에도 민첩하게 대응할 수 없다.
한류 최대 시장인 중국이 우리 대중문화 콘텐츠를 보이콧할 기세인데도 문화산업강국을 부르짖던 문화체육관광부는 손을 놓고 있다.
관련 업계 스스로가 이에 대한 대비책을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상업성에 대한 반감, 문화적 위협 등에 분야별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중국을 넘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지 않는다면 조만간 우리 콘텐츠 수출은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에는 로마가 다양한 민족을 흡수해 나름대로 자신들의 삶을 영위하도록 만든 문화가 등장한다.
2000년 전 로마는 패자까지 동화시킨 이민정책, 다인종·다민족·다종교·다문화에 대한 흡수정책 등을 펼쳤다.
고대 로마를 오랜 시간 존속시킨 데도, 오늘날 자본주의 시대에도 문화의 영향은 절대적이다.
문화는 사회간접자본처럼 당장 가시적 생산품을 만들지는 않지만 원소스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로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우리가 혐한류를 극복하고 한국 문화콘텐츠가 다른 나라로 확산되는 것을 포기해선 안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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