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용 수술현미경 개발 등
불편 개선한 의료기기 봇물
불편 개선한 의료기기 봇물
최근 의사들이 임상진료 현장에서 얻은 아이디어로 의료기기를 직접 개발해 특허까지 등록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황호식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교수(안과)는 각막이식 수술 중 각막 난시 정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안과용 수술현미경'을 개발해 특허를 취득했다. 기존에는 각막이식 수술 중 각막의 난시 정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없어 이식 후에도 각막 난시가 심해 시력이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가 흔했다. 황 교수가 개발한 안과용 수술 현미경은 기존 안과용 수술 현미경에 원형의 LED 광원을 달아 컴퓨터가 환자 각막 위에 맺힌 반사 영상을 분석해 실시간으로 각막 난시의 방향과 크기를 계산해준다.
김범태 순천향대 부천병원 교수(신경외과)는 뇌혈관내 수술 중 색전증을 방지하는 장치를 개발해 특허를 등록했다. 이 장치는 뇌혈관내 수술에서 혈관에 부유물이 막히는 색전증을 방지하기 위해 도관 안으로 식염수를 주입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시술자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앞서 김 교수는 지난해 수술 부위에 수술 도구를 더 가깝게 배치할 수 있는 보조 기구인 '수술용 보조테이블'과 혈관조영술과 뇌혈관수술을 수술실 이동 없이 한 곳에서 수술할 수 있도록 고안된 '하이브리드 오퍼레이션 테이블' 등의 특허를 차례로 낸 바 있다.
안영근 전남대병원 교수(심혈관연구센터)는 약물·유전자 동시 방출 심혈관계 스텐트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일본특허를 획득했다. 이 스텐트는 지금까지 약물만 방출했던 기존의 스텐트와는 달리 약물과 유전자를 동시에 방출해 혈관 변형을 예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혈전증이나 금속 과민증을 감소시키고 스텐트 내 혈관 재협착 등도 예방할 수 있다.
앞서 전남대병원은 스텐트 개발·연구회사인 '맹호 스텐트'를 설립, 스텐트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병원 심두선 교수와 정명호 교수가 개발한 '비폴리머 약물용출 심장혈관 스텐트'는 코팅두께가 50㎚(나노미터·10억분의 1m)에 불과해 세계에서 가장 얇은 코팅 기술로 특허를 획득한 바 있다.
최근에는 이 같은 대학병원뿐만 아니라 로컬 병원에서도 의료기기 개발과 특허 등록이 이뤄지고 있다. 강남 연세사랑병원은 고용곤·권오룡 원장을 포함한 인공관절 연구팀이 자체 개발한 '3D 맞춤형 수술 도구 설계 기술'에 대한 2건의 특허를 획득했다. 이들이 개발한 맞춤형 수술도구와 수술 가이드는 3D 프린터로 출력한 무릎 인공관절을 정확하게 삽입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로, 수술의 정확성을 높이고 수술 시간을 단축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의료계 관계자는 "진료와 수술을 열심히 하는 의사들은 자신들이 직접 사용하는 의료기기에 대해서도 많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며 "이런 아이디어를 현실화한다면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특허와 사업화로 연결해 병원의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남도영기자 namdo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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