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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형 칼럼] 이것이 `박근혜식 정상화` 인가

이근형 산업부장 

이근형 기자 rilla@dt.co.kr | 입력: 2016-11-20 17:00
[2016년 11월 21일자 22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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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형 칼럼] 이것이 `박근혜식 정상화` 인가
이근형 산업부장

지난 주말에도 광화문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촛불이 타올랐다. 지난달 29일 시작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국민의 촛불은 시간이 지날수록 개수가 늘고 열기를 더하고 있다.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타오른 100만개가 넘는 촛불이 19일에는 전국으로 번졌다.

박 대통령의 측근들이 저지른 비리와 의혹들은 물론 대통령 자신이 개입했다는 얘기들로 인해 국민의 분노가 극으로 치닫고 있다. 100만개가 넘는 촛불은 박 대통령의 집권 기간 벌어진 비정상적인 일들을 빠르게 정상화하려면 박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외쳤다. 바람이 불면 촛불을 꺼질 것이라는 한 새누리당 의원의 바람과 달리 바람이 불수록 촛불은 더 커지고 있다.

100만개의 촛불이 외친 정상화는 박 대통령 스스로 내세운 국정 과제라는 점에서 더 아이러니하다. 박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3년 8.15 광복절 축사에서 국가 어젠다로 '비정상의 정상화'를 채택했다. 비정상의 정상화는 과거부터 지속해 온 국가와 사회 전반의 비정상을 혁신하고 '기본이 바로 선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명분을 내걸었다.

우리 사회 곳곳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부정부패, 부조리, 불법, 편법 등의 '비정상'을 바로잡아 법과 원칙이 바로 세우겠다는 것이다. 투명하고 효율적인 국가와 사회를 만들어 사회적 자본이 축적된 '정상'을 구현하자는 내용이 골자다. 이를 통해 중진국 함정에 빠져 있는 대한민국의 한계를 극복하고 선진국으로 확고히 진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어젠다에 따라 정부 각 부처는 매년 혁신을 비정상 과제를 꼽아 추진해 왔고, 이를 홈페이지 등을 통해 선전했다.

박 대통령이 '비정상의 정상화'를 외친 지 만 3년이 지났지만, 마치 시계태엽을 뒤로 감듯 세상은 정반대로 가고 있다. 1960∼80년대 개발독재 시절에나 있었을 법한 일들이 21세기 첨단시대에 일어났다. 그 시절에도 없었던 일들이 벌어졌다.

대통령의 오랜 친구인 최순실이라는 민간인이 대통령의 연설문을 뜯어고쳤고, 중요 국정 현안에 개입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또 그 일가와 측근 인물들이 각종 이권에 개입해 국정을 농단한 사실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최 씨의 딸은 130년 전통의 이화여대에 부정입학 한 사실이 발각돼 세상을 들었다 놨다 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유신 시절이나 군사정권 시절에나 있을 법한 정경유착이 부활했다. '선의'라고 포장은 했지만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CJ, 포스코, KT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이들과 얽히고설킨 흔적들이 나왔다. 이들은 정권의 위세 앞에 무릎을 꿇었다.

말을 잘 듣지 않는 기업은 손을 봐줬고, 어떤 기업은 먼저 이들에게 손을 내민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 경제 전쟁에 선봉에 서 고군분투하며 전진하는 기업들을 대통령과 그 측근들이 뒷덜미를 잡고 뒤로 끌어내렸다.

결국 19일 검찰은 대한민국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하는 초유의 사건까지 발생했다. 대기업의 인사 청탁과정에 직접 개입했고, 돈을 요구한 혐의도 받고 있다. 21세기 대한민국 대통령이 한 일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렵다.

박 대통령이 외친 정상화는 그의 20대 시절로 돌아가자는 것이었나 보다. 30여 년 만에 재입성한 청와대에서 대한민국을 쥐락펴락하던 그때 그 시절을 그렸는지 모를 일이다. 부정부패, 부조리, 불법, 편법 등을 자기 식대로 되살리는 것이 대통령이 말한 '비정상의 정상화'였나. '최순실 게이트'로 명명한 이번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이 있다면 대통령을 포함해 모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국민이 원하는 노력한 만큼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정상 사회'로 조속히 복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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