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기회` VS `지역성 훼손` 팽팽… 미래부 결정만 남았다

유료방송 허가체계 통합… 궁극적 권역폐지에 무게
"지역독점 믿고 위기자초"… '권역폐지론'에 힘 실려
이통사에 밀리는 케이블
"고사 직전" 거센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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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 기회` VS `지역성 훼손` 팽팽… 미래부 결정만 남았다
연내 예정된 정부의 '유료방송 종합발전방안' 발표를 앞두고 유료방송 시장의 케이블 권역 제한 폐지, 동등결합, 지상파와 유료방송 간 재송신 대가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9일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제2차 유료방송 발전방안 공개토론회'에서 유료방송 시장 관계자들이 패널로 나와 관련 쟁점 사안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제공

`경쟁력 기회` VS `지역성 훼손` 팽팽… 미래부 결정만 남았다


■ 긴급점검 혼돈의 유로방송시장
(상) 케이블 권역폐지, '사형선고' 인가 '기사회생카드' 인가


정부가 연내 유료방송 종합발전방안 발표를 예고하면서 방송통신 시장은 말 그대로 혼돈에 빠졌다.

통신사, 유료방송사, 지상파 방송사 할 것 없이 저마다 이해관계에 따라 팽팽히 맞서며 핏대를 세우고 있다. 연초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 시도로부터 촉발된 논란이 결국 유료방송 경쟁판도 자체를 뒤집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미래창조과학부는 유료방송 발전방안 마련을 위해 연구반을 꾸려 초안을 구성했다. 연구반은 △유료방송 허가체계 일원화 △케이블 권역 제한 폐지 △유료방송간 소유 겸영 규제 폐지 △동등결합 지원 △유료방송 요금규제를 신고제로 완화 등을 제시한 상태다.

이 중 핵심쟁점은 전국 78개로 나뉜 케이블TV 지역사업권(권역) 폐지, 이동통신과 케이블TV 상품을 묶어 파는 동등결합, 지상파와 유료방송 간 재송신 대가 문제 등 3가지로 요약된다. 미래부는 두 차례의 공개토론회를 거쳐 의견을 수렴했다. 현재로서는 미래부의 결론만 남은 셈이다.

가장 먼저 논란이 되는 것은 권역 폐지 문제다. 미래부는 유료방송 허가체계를 통합하며, 궁극적으로 권역을 폐지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시점은 케이블업계가 디지털전환 완료 시점으로 제시한 오는 2018년 이후다. 그러나 현재의 전국 78개로 나뉜 권역이 폐지돼야 위기의 케이블 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주장과 지역성을 훼손할 것이라는 반박이 평행선을 긋고 있다.

그동안 케이블TV는 전국 78개 권역별로 허가를 받아 해당 지역에서 독점적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이는 20년 전 케이블이 유일한 유료방송 사업자일 때 만들어진 허가체계다. 그러나 IPTV의 등장 이후 전국 경쟁시대가 열린 데다, 이미 인수합병을 통해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현실과 규제의 괴리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만약 권역 제한이 폐지되면, 케이블 사업자는 서울 강서구에서 허가를 받더라도 영등포나 강남 등 다른 권역에서도 상품을 팔 수 있게 된다. 또, 유료방송 시장의 인수합병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지난 7월 공정거래위원회가 권역별 점유율을 근거로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불허했기 때문이다. 김성철 고려대 교수는 미래부 토론회에서 "케이블이 원케이블 구현하려면 지역사업권에서 벗어나 경쟁해야 한다"며 "혁신 모델을 통해 소비자 선택을 받아야지 사업권을 유지시켜달라고 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케이블이 지역 독점권을 믿고 현재의 위기를 자초했다는 일각의 비판도 권역 폐지론에 힘을 싣는다. 케이블은 디지털케이블 상용화 10년이 지나도록 52.5%(지난 4월기준)를 전환하는데 그쳤다. 결국 IPTV와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방송통신 업계 관계자는 "사실 케이블이 지역 독점이다 보니 투자에 소극적이고 홈쇼핑 송출수수료 의존도가 커지면서 자연히 경쟁력이 떨어졌다"며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M&A) 불허 당시에는 저마다 출구전략을 위해 공정위의 권역별 점유율 근거가 황당하다고 하더니 이제는 독점권을 위해 권역 제한 유지에 목숨을 거는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정작 당사자인 케이블TV 업계는 권역 폐지가 '사형선고'나 다름없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모바일 결합상품을 앞세운 통신사 IPTV에 밀리며 이미 '그로기 상태'인 케이블 산업을 고사시킨다는 주장이다. 또, 권역 제한을 없앤다고 해도, 이미 포화한 유료방송 시장에서 '가입자 뺏기' 경쟁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는데, 자금력과 유통망 등에서 케이블이 통신사에 대적하기는 힘들다는 주장이다. 독점 사업권을 빼앗김으로써 케이블의 기업 가치를 하락시킬 것이라는 걱정도 크다. 케이블TV 업계는 지난 15일 미래부에 탄원서를 제출한 상태다.

케이블 업계 관계자는 "유료방송 M&A 활성화와 케이블 경쟁력 강화라는 당초 정책목표와 달리 결국 저가 요금경쟁만 심화하고, 케이블의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또 헌법적 가치이자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인 지역성 훼손 우려도 크다"고 주장했다.

현재 미래부는 양측의 의견을 검토하며 유료방송 발전방안 마련을 위한 막바지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이견이 큰 만큼, 권역 폐지가 방안에 포함될지 주목된다.

정윤희기자 yu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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