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역폐지·동등결합 놓고 `진흙탕싸움`… 기로에 선 케이블TV

"유료방송 포화, 제대로 된 경쟁 의구심"
케이블TV업계 '권역폐지' 거센 반발
지상파 별도상품도 형평성논란 '이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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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부, 유료방송 발전방안 2차 토론회

정부가 연내 유료방송 종합발전방안을 내놓을 계획인 가운데 유료방송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특히 현재 전국 78개로 나뉜 케이블TV 권역을 폐지하는 문제, 이동통신사의 모바일 상품과 케이블의 인터넷·방송상품을 묶는 '동등결합' 상품 출시, 지상파방송과 유료방송 사이의 재송신료(CPS) 갈등 해결을 위한 지상파 별도상품 도입 등을 놓고 통신·방송 업계가 들끓고 있다.

특히 이같은 쟁점에 대한 정부 정책이 어떻게 결론 나느냐에 따라 케이블TV 산업의 미래가 결정될 전망이어서 앞으로 논란이 더 커질 전망이다. 케이블TV 산업은 모바일 결합상품을 앞세운 통신사들의 IPTV에 밀리며 위기에 빠졌다. 그나마 출구전략으로 추진한 인수합병(SK텔레콤-CJ헬로비전)도 권역 점유율 문제로 무산된 상태다. 그러나 케이블TV, IPTV, 지상파 방송 등 저마다 이해관계에 따라 팽팽히 맞서고 있어 정부 정책 발표 후에도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9일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유료방송 발전방안 마련을 위한 2차 공개토론회를 열고 쟁점 사안에 대한 업계와 학계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 자리에서 미래부는 연구반이 제안한 방안을 대부분 긍정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유료방송 발전방안 연구반은 △유료방송 허가체계 일원화 △케이블 권역제한 폐지 △유료방송간 소유 겸영 규제 폐지 △동등결합 지원 △유료방송 요금규제를 신고제로 완화 등을 제시했다.

문제는 △케이블 권역 폐지 △결합상품 △지상파 별도상품이다. 우선 권역 폐지는 케이블TV 업계 반발이 거세다. 지난 20년간 케이블TV는 전국 78개 권역별로 허가를 받아 독점적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IPTV의 등장 이후 전국 경쟁시대가 열린 데다, 이미 인수합병(M&A)을 통해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현실과 규제의 괴리가 심각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날 케이블TV 대표로 나온 최일준 티브로드 상무는 "권역 제한을 폐지한다고 해도 이미 포화한 유료방송 시장에서 제대로 경쟁이 될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KT 역시 "권역 폐지는 케이블 산업의 해체"라며 케이블 쪽에 힘을 실었다. 유료방송 시장 1위인 KT는 유료방송 시장점유율(합산규제) 상한인 33%에 근접했기 때문에 권역제한을 유지해 경쟁사의 M&A를 막는 것이 유리하다. 이성춘 KT경제경영연구소 상무는 "권역 폐지시 소득수준이 높고 인구가 밀집된 대도시 지역 가입자만 열심히 확보하고, 지방은 외면하는 '크림스키밍'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이 무산된 SK브로드밴드의 김성진 실장은 "이미 권역별로도 케이블, IPTV, 위성방송 등을 합치면 4~5개 사업자가 경쟁 중이고 방송시장이 온라인동영상(OTT) 등으로 진화하는 등 기존 케이블 권역 규제는 한계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결합상품을 둘러싸고는 한층 더한 '진흙탕 싸움'이 벌어졌다. 이날 토론에서는 SK 진영과 반 SK 진영 간 '비판의 십자포화', '몰상식한 발언' 등 원색적 비난이 오고 갔다. 현재 동등결합 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은 케이블 업계와 내년 1월을 목표로 동등결합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그러나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 인터넷·IPTV 상품의 재판매·위탁판매가 지속되는 한 동등결합은 유명무실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는 "동등결합 상품이 나와도 현실적으로 SK텔레콤과 케이블 간 경쟁은 불가능"이라며 "동등결합 실효성 확보뿐 아니라 SK텔레콤의 지배력 전이를 막기 위해 재판매·위탁판매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상헌 SK텔레콤 실장은 "경쟁사들이 지배력 전이를 주장하는 이면에는 진실을 호도해 경쟁을 회피하고 자사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의도가 있다"며 "지배력 이슈가 일어나는 이유는 시장을 혼탁 시켜 이용자 피해를 유발하기 때문인데, 실제 시장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오히려 KT와 LG유플러스"라고 반박했다.

지상파 별도상품 역시 논란이다. 현재 지상파 상품을 별도로 구성하는 '로컬초이스' 도입하거나 요금고지서에 지상파 요금을 별도 표시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지상파의 일방적 재송신료 인상을 막아야 한다는 케이블 요구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재송신료를 소비자에 전가한다는 비판과 일반 케이블채널(PP)과 형평성 논란이 뜨겁다. 지상파를 대변하는 한국방송협회는 "유료방송이 기존 이익은 유지한 채 소비자 가격을 올리겠다는 꼼수"라고 주장했다.

정윤희기자 yu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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