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2차원 물질과 실리콘을 쌓아올려 기존 실리콘 반도체 두께의 10분의 1에 불과한 초박막 반도체 소자가 개발됐다. 두께가 얇아 전력 소모가 적고 높은 광전류를 생성해 실리콘 반도체의 과다 전력 소모와 발열 문제를 해결하는 반도체 소자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이영희 나노구조물리연구단장 연구팀과 유우종 성균관대 교수 연구팀, 시앙펑 두안 미국 UCLA 교수 연구팀은 공동으로 '그래핀-이황화몰리브덴(MoS2)-그래핀'을 쌓은 1.3나노미터(㎚) 두께의 '초박막 반도체 광센서'를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연필심으로 사용되는 흑연의 표면층을 원자 두께로 떼어낸 그래핀은 우수한 전기전도도와 기계적 강도를 지녀 '꿈의 신소재'로 불리지만, 전자의 에너지 차이인 '밴드갭'이 없어 반도체 소자로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그래핀처럼 2차원 물질이면서 밴드갭을 가진 이황화몰리브덴을 그래핀과 겹쳐 쌓아올려 각각 반도체와 전극소재로 사용, 두 물질이 중첩되는 영역에서 발생하는 광전류를 이용해 초박막 반도체 광센서를 개발했다. 이 반도체는 두께가 1.33㎚로, 반도체 3차원 물질인 실리콘 반도체의 한계 두께인 14㎚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특히 그래핀-이황화몰리브덴-그래핀 적층 구조는 기존 광소자 제작이 쓰이는 p-n 접합 다이어드 방식이 아니어도 그래핀과 이황화몰리브덴 사이에서 발생하는 광전류 효율이 매우 높아 원자 1∼2개 높이의 2차원 물질을 쌓는 방식으로 반도체 광센서를 만들 수 있다.
p-n 접합 다이오드는 전기적 성질이 서로 다른 두 반도체 물질 간의 이종접합으로, 외부 빛을 흡수해 전기적 신호나 에너지를 생성하는 광소자 제작에 활용된다. 하지만 이 구조는 14㎚이상의 두께가 필요해 2차원 물질처럼 두께가 너무 얇은 물질로 광소자를 제작하기 어려웠다.
유우종 교수는 "나노미터 두께의 초박막 반도체가 상용화되면 미래의 초고속 반도체, 고효율 광전소자, 신개념 투명 유연소자 개발 등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11월9일자)'에 실렸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그래핀, 이황화몰리브덴, 그래핀을 쌓아 올려 제작한 나노크기 두께의 초박막 반도체 광센서의 이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