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대립' 피력 불구
들끓는 여론 갈수록 악화
야, 대통령 하야요구 본격화
'각종 의혹 해명·2선 후퇴'
위기타개 응급처방책 부상
들끓는 여론 갈수록 악화
야, 대통령 하야요구 본격화
'각종 의혹 해명·2선 후퇴'
위기타개 응급처방책 부상
최순실 게이트
김병준 국무총리 지명자가 3일 경제·사회분야를 총괄하는 책임 총리로 나서 국정 붕괴 상황을 막는 '구원 투수'를 떠맡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김 총리 지명자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 4층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역사적 소명을 다하겠다. 책임과 소명을 다하지 못할 경우 결코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감정이 북받쳐 말을 잇지 못하고 29초 가량 울먹이며 침묵하기도 했다. '대한민국호'가 침몰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표명하면서 국정마비 상황을 정면으로 뚫고 나가기 위한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김 총리 카드를 꼼수로 보는 여론, 책임총리제의 실현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점, 박근혜 대통령 수사를 둘러싼 복잡한 정국 등을 감안할 때 험로가 예상된다.
야당의 반대로 총리 임명 자체도 불투명하다. 야당은 김 총리 지명자의 '인물됨됨이'와 자격과는 무관하게 인준을 거부키로 한 상황을 번복할 상황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 야권은 김 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보이콧'해 총리 인준을 부결시키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태다.
김 총리 지명자는 일단 '책임총리'로서 사안에 따라 박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여론이 갈수록 악화해 대통령의 하야 요구도 본격화하고 있다.
천정배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YTN라디오 '신율의 새아침'에 나와 "'김병준 카드'가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제로"라며 "박 대통령이 그를 실제로 임명할 생각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냥 버리는 카드로 활용된 것이 아닌가라는 의심이 든다"고까지 주장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김 총리 지명자의 자진사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은 같은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대통령의 이런 일방적 행태는 결국 이 사건을 대통령 주도 하에 그냥 국정을 그대로 끌고 가겠다는 메시지이고, 오히려 들끓는 여론 악화 불길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며 "대통령도 이해가 되지 않고 김병준 총리 지명자도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김 지명자가 사임해야 이 국면이 수습 된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명한 인물이라는 한계 때문에 과연 책임 총리로서 전권을 쥐고, 복잡하게 얽힌 정국을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으로 이번 정권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수습책으로 제시한 '김병준 책임총리' 카드가 이처럼 강력한 반발을 초래하자, 청와대 내부에서는 "백약이 무효", "난국을 타개할 방법이 안 보인다"는 등의 자조 섞인 한탄이 들린다.
김 총리 지명자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야와 상설 협의기구와 협의채널을 만들어 개각을 포함해 모든 것을 국회·여야 정당과 협의하겠다"고 호소하고 사안에 따라 대통령과 '선긋기'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지만 어느 정도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현안브리핑에서 "국민들이 듣고 싶어 하는 것은 김병준 교수의 장황한 정견발표가 아니라 국정농단 경위에 대한 대통령의 소상한 설명과 사과"라고 말했다. 금 대변인은 "국민의 67.3%가 대통령이 하야해야 된다고 말하고 있는데도 야당과 협의도 없이 국무총리 인사를 단행한 것은 대통령이 국정 주도권을 놓을 생각이 전혀 없다는 뜻을 말한다"며 "그런 시점에 국무총리직을 수락한 것은 대통령의 그런 국면전환 시도를 적극 용인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김 지명자가 재직한 국민대학교 학생들은 '김병준 교수가 부끄럽다'며 김 지명자의 총리 지명 고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청한 야권 관계자는 "그동안 야권 내 음지에서만 나오던 '대통령 하야 요구'가 이번 '2차 개각'으로 명분을 얻은 상황"이라고 했다.
실제로 이날 오후 이상민·안민석·홍익표·한정애·소병훈·금태섭 더민주 의원은 "박 대통령의 국정을 이끌어갈 대통령으로서의 리더십은 이미 붕괴돼 산산조각이 났고, 다시 복원한다는 건 불가능하다"며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단 의사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이 현재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자신과 최순실 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재차 해명하면서 책임총리에게 권한을 대폭 넘기고 2선 후퇴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방안이 응급 처방책의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김병준 카드'가 책임총리제를 구현하고 사실상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위한 절차라는 점을 진정성있게 호소해야만 정치권의 반발에 부딪힌 국정수습의 동력을 살려볼 수 있다는 점에서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헌정중단과 국정 공백을 막기 위해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수용할 생각"이라면서 이런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다고 전했다.
문혜원기자 hmoon3@dt.co.kr
김병준 국무총리 지명자가 3일 경제·사회분야를 총괄하는 책임 총리로 나서 국정 붕괴 상황을 막는 '구원 투수'를 떠맡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김 총리 지명자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 4층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역사적 소명을 다하겠다. 책임과 소명을 다하지 못할 경우 결코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감정이 북받쳐 말을 잇지 못하고 29초 가량 울먹이며 침묵하기도 했다. '대한민국호'가 침몰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표명하면서 국정마비 상황을 정면으로 뚫고 나가기 위한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김 총리 카드를 꼼수로 보는 여론, 책임총리제의 실현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점, 박근혜 대통령 수사를 둘러싼 복잡한 정국 등을 감안할 때 험로가 예상된다.
야당의 반대로 총리 임명 자체도 불투명하다. 야당은 김 총리 지명자의 '인물됨됨이'와 자격과는 무관하게 인준을 거부키로 한 상황을 번복할 상황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 야권은 김 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보이콧'해 총리 인준을 부결시키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태다.
김 총리 지명자는 일단 '책임총리'로서 사안에 따라 박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여론이 갈수록 악화해 대통령의 하야 요구도 본격화하고 있다.
천정배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YTN라디오 '신율의 새아침'에 나와 "'김병준 카드'가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제로"라며 "박 대통령이 그를 실제로 임명할 생각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냥 버리는 카드로 활용된 것이 아닌가라는 의심이 든다"고까지 주장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김 총리 지명자의 자진사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은 같은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대통령의 이런 일방적 행태는 결국 이 사건을 대통령 주도 하에 그냥 국정을 그대로 끌고 가겠다는 메시지이고, 오히려 들끓는 여론 악화 불길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며 "대통령도 이해가 되지 않고 김병준 총리 지명자도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김 지명자가 사임해야 이 국면이 수습 된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명한 인물이라는 한계 때문에 과연 책임 총리로서 전권을 쥐고, 복잡하게 얽힌 정국을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으로 이번 정권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수습책으로 제시한 '김병준 책임총리' 카드가 이처럼 강력한 반발을 초래하자, 청와대 내부에서는 "백약이 무효", "난국을 타개할 방법이 안 보인다"는 등의 자조 섞인 한탄이 들린다.
김 총리 지명자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야와 상설 협의기구와 협의채널을 만들어 개각을 포함해 모든 것을 국회·여야 정당과 협의하겠다"고 호소하고 사안에 따라 대통령과 '선긋기'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지만 어느 정도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현안브리핑에서 "국민들이 듣고 싶어 하는 것은 김병준 교수의 장황한 정견발표가 아니라 국정농단 경위에 대한 대통령의 소상한 설명과 사과"라고 말했다. 금 대변인은 "국민의 67.3%가 대통령이 하야해야 된다고 말하고 있는데도 야당과 협의도 없이 국무총리 인사를 단행한 것은 대통령이 국정 주도권을 놓을 생각이 전혀 없다는 뜻을 말한다"며 "그런 시점에 국무총리직을 수락한 것은 대통령의 그런 국면전환 시도를 적극 용인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김 지명자가 재직한 국민대학교 학생들은 '김병준 교수가 부끄럽다'며 김 지명자의 총리 지명 고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청한 야권 관계자는 "그동안 야권 내 음지에서만 나오던 '대통령 하야 요구'가 이번 '2차 개각'으로 명분을 얻은 상황"이라고 했다.
실제로 이날 오후 이상민·안민석·홍익표·한정애·소병훈·금태섭 더민주 의원은 "박 대통령의 국정을 이끌어갈 대통령으로서의 리더십은 이미 붕괴돼 산산조각이 났고, 다시 복원한다는 건 불가능하다"며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단 의사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이 현재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자신과 최순실 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재차 해명하면서 책임총리에게 권한을 대폭 넘기고 2선 후퇴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방안이 응급 처방책의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김병준 카드'가 책임총리제를 구현하고 사실상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위한 절차라는 점을 진정성있게 호소해야만 정치권의 반발에 부딪힌 국정수습의 동력을 살려볼 수 있다는 점에서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헌정중단과 국정 공백을 막기 위해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수용할 생각"이라면서 이런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다고 전했다.
문혜원기자 hmoon3@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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