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규 한국철강자원협회 사무총장
![[DT광장] 폐기물 자원관리법 개선하자](http://contents.dt.co.kr/images/201610/2016102802102351005001[1].jpg "[DT광장] 폐기물 자원관리법 개선하자")
철강산업은 과거에는 '산업의 쌀'이라 불리울 정도로 대한민국의 산업 발전을 견인한 주력산업이었지만, 지금은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수요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국내외적으로 강력한 구조조정 압박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철강산업의 3대 원자재 중에서 용광로의 원부재료인 철광석과 원료탄은 거의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반면, 철스크랩(古鐵)은 우리나라 조강 생산량의 30%를 차지하는 전기로의 주원료로서 국내 자급률이 80%에 이르고, 향후 10년 이내에 국내 자급 가능성이 매우 높은 유용한 자원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철스크랩은 폐기물관리법에서 폐기물로 분류되어 재활용 사업에 여러 가지 제한을 받고 있어서 한국철강자원협회는 각종 규제를 과감히 철폐하여 줄 것을 국무총리실 민관합동 규제개선추진단에 건의했다.
먼저, 철스크랩이 폐기물이 아닌 순환자원으로 인정해 폐기물관리법 적용대상에서 제외해 줄 것을 건의했다. 이는 지난 19대 국회 말에 자원순환법이 제정됨으로써 실마리가 풀릴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이 법의 시행시기가 2018년 1월 1일이어서 1년 이상의 시간적인 공백과 법 시행 후에 순환자원으로 인정받기 위해 신청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부담이 남아 있다.
둘째로는, 철스크랩 재활용업은 2008년 통계청에서 고시한 한국표준산업분류 제9차 개정에서 제조업에서 제외되고 '하수·폐기물 처리 원료재생 및 환경복원업'이라는 비제조업군으로 분류됐는데, 이번 10차 개정에서는 반드시 제조업으로 환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현재 약 90여개의 법률에서 한국표준산업분류 기준을 준용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폐자원 재활용업은 산업단지 입주 및 공장 등록, 금융지원, 공공요금 분야 등에서 제조업에 비해 불이익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또, 폐기물 수집·운반 차량의 적재함 덮개 기준 강화 조치에도 적재물의 특성을 살펴 줄 것을 건의했다.
환경부는 2017년 1월 1일부터 폐기물 수집·운반차량의 이미지 제고 및 국민의 생활안전 도모를 기하고자 폐기물 수집·운반차량은 적재함을 밀폐형으로 하되 폐기물의 성상에 따라 예외적으로 밀폐형 덮개를 설치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철스크랩은 운반하는 과정에서 악취, 침출수 유출 등 환경오염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데도 음식물 등과 같이 밀폐화하도록 하는 것은 좀 가혹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폐기물 수집·운반차량 개조 비용은 재활용업계의 특성상 노년층, 저소득층, 영세 재활용업자들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철스크랩업계는 규제 개선 건의에 그치지 않고 수요-공급자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불순물의 고의적 혼입을 막기 위한 조치, 적법한 거래 등 수집·유통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는 업계의 자율적인 자정 노력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차제에 철스크랩의 효율적인 수집과 재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철스크랩의 리싸이클 단계인 수집·유통(철스크랩업계, 한국철강자원협회)와 소비(전기로 제강업계, 한국철강협회), 그리고 공급(건설업계, 대한건설협회) 단체가 협의체를 구성해 정례적인 간담회를 통해 업종 단체간 상생협약 및 동반성장을 이루어 나갈 것을 제안한다.
한편, 산업통산자원부는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전략을 발표하면서 내년 중 고급 철스크랩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철스크랩 유통·가공 체계 개선의 일환으로 지역별 등급별 전문 철스크랩 유통·가공업체 육성 방안을 마련하고, 거점별 철스크랩 전문 가공 시범공장을 지정·운영하기로 했다고 하니 환경 보호와 폐자원 재활용이라는 사회·경제적 유용성을 높이려는 재활용업계의 노력에 정부 및 국회의 관심과 지원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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