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투자·R&D 등 적극적 공략
MRI 등 영상의학 제품군 갖춰
각종 전시회 참가로 시장 주목
MRI 등 영상의학 제품군 갖춰
각종 전시회 참가로 시장 주목
최근 각종 의료기기 전시회 부스에서 제약사 로고를 보는 일이 잦아졌다. 제약사들이 사업 다각화를 위해 의료기기 분야에 진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기존에 시장에서 보기 어려웠던 제품들을 도입하거나 직접 개발해 틈새 시장을 공략하며 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최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병원의료산업박람회'에서 JW중외그룹의 의료기기 계열사인 JW메디칼은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한 일본 히타치의 초음파 의료기기를 비롯해 풀HD 고화질을 제공하는 독일 칼스톨츠의 연성 내시경, 미국 시장 1위를 차지한 홀로직의 3D 유방촬영기 등을 전시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810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 회사는 올해 자체 개발·판매하던 진단시약과 수술대, 무영등, 인큐베이터 등 필수 의료장비 분야를 'JW바이오사이언스'로 분사시켰다. 대신 컴퓨터단층촬영장치(CT)와 자기공명영상장치(MRI), 디지털엑스레이(DR), 초음파 영상진단장치 등 영상의학 관련 제품군을 강화했다. 이 같은 역할 분담을 통해 내년엔 두 회사 매출을 합쳐 1000억원을 돌파하는 게 목표다.
JW메디칼 관계자는 "기업분할을 통해 자체기술을 통한 연구개발(R&D)과 영업환경 개선 등 각자 주력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바이오, 분자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한 고부가가치 진단제품과 혁신적인 의료기기 개발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제약은 지난 8월 국내 의료용 CT 전문기업 나노포커스레이와 판매 계약을 맺은 모바일 CT '파이온'을 전면에 내세워 홍보에 나섰다. 파이온은 이동이 가능한 의료용 CT로 팔과 다리 관절 촬영에 특화된 제품이다. 기존 장비에 비해 촬영 시간이 짧고 방사선 피폭량도 줄일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특수 의료장비 관리 제도에 따라 200병상 이상을 확보해야만 도입할 수 있는 전신 CT와 달리 이 제품은 소형병원이나 개원가에서도 바로 도입할 수 있어 의료진들의 관심이 높았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정형외과 관계자들이 국내 기술로 선보인 모바일 CT에 큰 관심을 보였다"며 "특히 기존에 CT를 설치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됐던 소형병원이나 개원가 의사들의 문의가 많았다"고 말했다.
국내 의료기기 산업은 지난해 시장 규모가 5조원을 넘어서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제약사들에게 새로운 수익원으로 관심이 높은 분야다. 기존에는 의약품 영업망에 의료기기 제품을 추가하는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직접 연구개발(R&D)과 제조에 나서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광학렌즈 전문기업 해성옵틱스와 손잡고 의료용 내시경 개발에 나섰다. 해성옵틱스가 의료용 내시경 카메라 렌즈와 모듈을 개발해 공급하고, 동아에스티가 완제품을 제조해 판매와 마케팅을 담당한다. 두 회사는 내년 3월 첫 공동 개발 제품으로 풀HD급 고화질 영상을 제공하는 미세 관절 내시경을 선보이고, 이어 각종 검사 및 수술용 내시경과 1회용 내시경 등 다양한 의료용 내시경을 개발할 계획이다.
연간 365억원의 의료기기 매출을 올리고 있는 동아에스티는 앞서 현대중공업이 개발한 보행 재활로봇과 중재시술 로봇 등의 판권을 체결해 의료용 로봇 시장에 진출하는 등 최근 의료기기 제품군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강수형 동아에스티 사장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의료기기 시장 진출을 보다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한독은 의료기기 개발 자회사인 한독칼로스메디칼을 통해 난치성 고혈압 치료기 '디넥스'를, 안국약품은 난소암 진단키트 '오바체크'를 개발해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의료기기 업계 한 관계자는 "영업망 등에 강점이 있어 진출이 쉽고 기존 의약품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제약사들이 의료기기 산업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제약사들이 아직 규모가 크지 않는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과 협업해 시장에 진출에 나서는 사례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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