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렬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시론] 창업기업, 과감한 지원책 펴자](http://contents.dt.co.kr/images/201610/2016102402102351607001[1].jpg "[시론] 창업기업, 과감한 지원책 펴자")
조선·철강·석유화학과 같은 성숙 산업 및 대기업 중심의 우리 경제는 1997년 외환위기에 비견할 만큼의 큰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글로벌 경쟁 변화에 따른 우리 산업의 구조 조정은 물론 대기업 위주에서 중소기업 중심으로의 성장전략 변화가 시급하다. 특히 고용창출과 수출증대를 통해 우리 경제 성장을 견인할 혁신적 창업·벤처 중소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는 우리에게 더욱 절실하다.
1970년대 우리나라에 종합상사제도가 도입되면서 우리는 수출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당시 종합상사는 저가의 우리 제품을 세계 시장에 알리고 판매하는 역할을 했고, 이러한 종합상사 덕분에 지금의 대기업도 탄생했다. 또한 세계 시장을 누볐던 종합상사가 있었기에 우리 중소기업도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고, 종합상사에서 세계 시장에 관한 지식과 경험을 쌓았던 인력이 수출입관련 창업을 하면서 우리의 수출은 더욱 증대될 수 있었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서면서 종합상사의 역할이 기존의 수출 중심에서 자원 투자 등으로 변화되면서 우리 수출의 받침목이 서서히 사라져 가고 있는 상황이다. 대기업의 경우 그 동안 세계 시장에 대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체적으로 세계 시장 진출을 추진할 수 있었지만, 중소기업의 경우는 종합상사는 물론 대기업도 힘이 되지 못했고 그나마 우리나라 수출 증대의 엔진 역할을 했던 수출입 관련 창업도 줄어들면서 세계 시장 진출의 동력을 잃게 됐다.
중소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은 정부의 제한적 지원에 의존하기 보다는 시장 논리에 따라 혁신과 글로벌화에 기반해야 한다. 따라서 향후 혁신적인 중소기업이 많이 탄생해 세계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경쟁력을 제고해야 우리 경제는 지속 성장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혁신적인 중소 벤처 창업을 위한 생태계가 조성돼야 하고 무엇보다도 대기업·중소기업간의 지속성장을 위한 상생이 이뤄져야 한다.
중소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의 큰 몫은 대기업에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대기업의 지속적 성장의 원천은 중소기업으로부터 나온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최근 우리나라 대기업이 성장 동력을 멈춘 이유 중의 하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의 역할을 예전만큼 제대로 못했기 때문이기에, 지금이라도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소통·협력·연결의 고리가 만들어져야 한다. 이러한 연결 고리의 일환으로 대·중소기업협력재단은 '상생서포터즈 청년·창업 프로그램'을 발족해 창업· 벤처 중소기업의 멘토링 및 기업성장을 위한 길라잡이 역할을 할 시장전문가를 위촉했다.
상생서포터즈 프로그램은 정부와 함께 대기업 및 공기업 등 출연기업이 사업비를 조성하여 7년 미만의 창업·벤처기업의 글로벌 성장을 지원하고, 더 나아가 해당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대기업 및 공기업 퇴직 전문인력을 멘토로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본 프로그램은 무엇보다도 그 동안 수 많은 중소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들이 있었지만 시장 논리에 입각한 협력적 관계 구축을 통한 실질적인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또한 1970년대 우리 수출을 견인했던 종합상사의 역할을 대신 할 대기업·중소기업간 협력은 물론 대기업 및 공기업의 전문인력이 글로벌 시장에 관한 노하우도 제공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기에 이 프로그램에 거는 기대가 크다.
그러나 수출 성장시대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종합상사의 빈 자리를 채워줄 상생서포터즈 프로그램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창업·벤처기업만을 선별해 이에 대한 과감한 지원을 하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번 상생서포터즈 프로그램의 출범이 우리나라 중소기업 지원책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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