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봅시다] 택지개발촉진법 폐지 재추진

저출산·고령화 시대… 신도시 개발 수요 줄어
"투기세력 과열" vs "도시개발법 등 활용"
정치권 '택촉법' 존치여부 찬반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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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봅시다] 택지개발촉진법 폐지 재추진

분당과 일산 등 1기 신도시를 포함해 대규모 신도시를 조성하는 근거가 됐던 '택지개발촉진법'(이하 택촉법)을 폐지하는 방안이 다시 추진됩니다. 국토교통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이우현 의원이 지난달 택촉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는데, 이는 지난 19대 국회때 강석호 의원(새누리당)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택지 공급을 줄여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늦추고 공급과잉도 막겠다는 '8·25 가계부채 대책' 발표 이후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오르고 있는 가운데 택촉법 폐지가 나온 것이어서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이 심리에 따라 움직이는 것을 감안했을 때 공급 축소 발표에 이어 택촉법 폐지가 확정된다면 희소성이 높은 수도권 신도시 및 택지지구에 투기 수요가 상당수 몰리며 시장이 혼탁해질 것이란 해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택촉법 폐지 수순=택촉법은 도시지역 주택난을 해결하고기 위해 주택건설에 필요한 택지의 취득·개발·공급·관리 등에 관한 특례를 담아 1980년 제정됐습니다. 택촉법은 10만㎡ 이상의 땅을 택지개발지구로 지정해 대규모 주택 공급의 주된 통로 노릇을 해왔습니다. 분당과 일산을 비롯해 광교·동탄·위례 등이 모두 이 법을 근거로 조성된 곳입니다.

지난해까지 공급된 공공택지 998.1㎢의 56.8%인 567㎢가 택촉법에 따라 공급됐는데, 분당신도시 19.6㎢의 29배 수준입니다. 현재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경기도시공사 등이 전국 42곳에서 택촉법에 따른 택지개발을 진행 중에 있으며 이 가운데 80%가 2018년까지 준공될 예정입니다.

택촉법 폐지는 주택부족 문제가 일정 부분 해소되고 저출산·고령화 추세가 맞물리면서 예전처럼 대규모 신도시를 조성할 필요성이 줄었다는 판단하에 추진되고 있습니다. 미매각·미착공 등 공공택지 여유 물량이 상당해 수요와 공급을 고려하면 택지개발지구를 새로 지정하지 않더라도 장기간 택지공급이 가능하다는 점도 택촉법 폐지에 힘을 실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에 지난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 강석호 의원이 택촉법 폐지법안을 발의했는데 임기가 만료되면서 자동 폐기됐고 야당과 여당 일각에서 반대 의견이 많아 국토교통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존치 여부 놓고 의견 갈려=택촉법 폐지와 관련한 업계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찬성하는 쪽에서는 주민의 동의를 받지 않고 토지를 빼앗는 법은 당장 폐지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다만 수년 안에 토지 부족 사태가 올 수 있어 공공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토지는 남겨둬야 하므로 국가적인 사업에 한해 특례법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반대하는 쪽은 현재 국내 수도권 주택 공급이 부족해 전·월세 시장이 불안하고 임대·매매 가격이 오르고 있기 때문에 아직은 폐지보다는 공급이 더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주택 가격이 급등하면 공급 확대 측면에서 신도시나 택지개발 지구를 더 개발해야 한다는 논리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제해 개발하는 방안을 해법으로 제시했습니다.

국토교통부 부동산개발정책과 관계자는 "대규모 택지 개발만 중단하는 것이지 공공 주택지구이나 도시개발법은 그대로 있고 관련 개발이 더 활발히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악영향은 적을 것으로 예상돼 택촉법 폐지는 타당하다"며 "필요에 따라 공공주택지구나 도시개발지구 지정을 하고 또 산업 단지에서도 주택 부분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대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민간도시개발사업 대안 떠올라=택촉법 폐지 대안으로는 현재 민간도시개발사업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민간도시개발지구는 도시개발법에 따라 민간 주도(토지소유자, 조합, 건설사 등)로 주거·상업·산업 단지를 조성하는 방식입니다. 택지개발촉진법을 근거로 하는 택지개발지구와 비슷해 보이지만 공공 사업자에 의해서만 시행할 수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사업 주체는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땅을 사들인 후 기반시설 조성과 함께 아파트를 공급하게 됩니다. 구도심과 연계하기 때문에 이미 형성된 교통이나 생활 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사업 절차는 택지개발지구보다 수월해 도시 완성까지 시간이 적게 걸리는 편입니다. 한 건설사가 한꺼번에 수주하는 경우가 많아 대규모 단일 브랜드 타운 형성에도 유리해하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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