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황희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포럼] `과기행정 리더십` 강화하자](http://contents.dt.co.kr/images/201610/2016101802102251607001[1].jpg "[포럼] `과기행정 리더십` 강화하자")
일본은 과학기술력을 설명하는 지표의 하나인 노벨상 수상자 수가 2000년 이후만 보면, 미국 다음의 2위에 위치하고 있어서 과학기술행정혁신이 필요하지 않게도 보인다. 하지만, 2001년 문부성과 과학기술청을 통합한 문부과학성과 총리부에 과학기술분야 예산과 사업의 종합조정을 하는 종합과학기술회의 설립 이후 현재까지 조용하게 제도와 환경 개선을 위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방향으로 일관되게 추진되고 있다. 과학기술행정 운영 소프트웨어 강화의 배경에 각 부처(일본은 성청임)별로 수평 분산된 관료주의 하에서 수상의 리더십 발휘와 정치가 추구하고자하는 전략분야로 선택과 집중을 추구하기 위한 수상보좌 기능강화가 있다. 이는 종합조정과 종합계획을 위한 사령탑 기능강화이고, 정치주도 또는 수상주도력 강화다.
2001년 이후 일본의 과학기술행정개선은 부처개편에 중점을 두는 우리와 달리 수상의 리더십 발휘를 위한 수상부(일본에서는 내각부라고 함)의 기능 강화, 연구역량 강화와 이노베이션 창출을 위한 제도개선과 환경개선을 중심으로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특히,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2012년에 출범한 현 아베정권은 일본재부흥을 위해 과학기술과 사회, 과학기술과 이노베이션의 연계를 중요시하고 있고, 이노베이션을 법제화했다. 2001년 이후 현재까지 추진되고 있는 일본의 과학기술행정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노력은 몇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수상의 과학기술행정 리더십과 이노베이션 창출 리더십 강화다. 수상이 핵심적으로 추구하는 전략분야를 직접 관리하기 위해 수상부에 정보통신, 우주, 해양 등 6개 분야별 사령탑인 전략본부를 두고 관련 정책조정과 예산을 조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노베이션 창출의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 2014년에 '종합과학기술회의'의 명칭을 '종합과학기술·이노베이션회의'로 개칭함과 동시에 그동안 문부과학성과 종합과학기술회의가 분담 관리했던 과학기술기본계획 수립 및 추진에 관한 업무와 과학기술예산 관련 중복업무가 '종합과학기술·이노베이션회의'로 이관이 되어 양자 간의 역할분담이 명확해졌다. 이로써 '종합과학기술·이노베이션회의'가 예산신청단계에서부터 '예산에 의한 조정'을 실질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둘째는 과학기술예산의 중점화와 부처간 연대 강화다. 이를 위해 관련부처의 담당국장들이 참여하고 수상부의 과학기술정책담당장관이 의장을 맡는 '과학기술관계예산전략회의'를 설치해 예산편성프로세스와 중점화를 협의하고 있다. 2001년에 설립된 종합과학기술회의는 자문기구여서 행정적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아 이를 보완하기 위해 과학기술정책담당장관을 두고 있다. 따라서 일본에는 과학기술행정을 담당하는 문부과학성장관과 수상부의 과학기술정책담당장관 2명이 존재하고 있다.
셋째는 '계획에 의한 조정'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자체사업 추진이다. '종합과학기술·이노베이션회의'가 기초연구부터 출구(실용화·사업화)까지를 범위로 하고 규제와 제도개혁까지를 추진하는 '전략적 이노베이션창출프로그램'을 직접 추진하도록 관련예산을 수상부에 편성했다. 이 사업은 연구개발단계에서부터 미래 활용 시에 활용을 저해하게 될 규제나 제도를 미리 파악하여 준비함으로써 과학기술과 이노베이션이 단절없이 이어지도록 하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넷째는 연구역량 강화를 위해 제도피로가 나타난 연구비제도 개혁이다. 특히 국립대학법인화에 따른 국립대학개혁과 연구비 제도개혁의 연계 추진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대학에 제공되는 연구비에 대한 규제 등에 대한 제도개선을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일본의 과학기술행정개선은 조용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추진이 되는 현재진행형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수상의 리더십 강화로 인해 수상부 내에 많은 법적 사령탑들이 존재하게 되어 이들 간의 조정도 관건으로 보이고, 미국대통령에 비해 지나치게 수상에게 과중되는 개선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수상부가 비대화되면서 부처와 경쟁관계가 발생할 여지도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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