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삼성, `위기관리 능력` 보일 때다

정동훈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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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0-1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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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삼성, `위기관리 능력` 보일 때다
정동훈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이제까지 삼성 스마트폰에게 그와 같은 찬사를 보낸 적이 있었던가? 2016년 8월 2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 노트 7을 공개한 후, 전 세계 미디어와 테크놀로지 전문가들은 기대하지 않았던 수작임을 밝히며 가장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그리고 기능적으로도 부족함이 없음을 감탄한 바 있다. 스마트폰의 역사를 새로 쓸 것이라는 예측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큰 호평을 받은 노트 7.

그러나 결국 노트 7의 단종이 지난 11일 결정됐다. 8월 19일 우리나라에서 공식 출시된 이후 54일 만에, 첫 사건이 보고된 후 49일 만에, 그리고 1차 리콜이 발표된 후 39일 만에 전격적으로 발표된 단종 결정이었다. 8월 24일에 처음으로 국내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발화 문제를 제기한 이래로, 국내외에서 유튜브를 비롯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폭발과 발화된 노트 7의 영상과 사진이 게재되면서 결국 지난 9월 2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고동진 사장이 리콜을 공식발표함과 동시에 사과를 함으로써 일단락된 것처럼 보인 노트 7의 위기는 판매 재개가 결정 후에도 계속된 발화 사건으로 인해 삼성전자를 전대미문의 혼돈에 빠트렸다.

위기관리 연구의 대표적 학자인 티모시 쿰스(Timothy Coombs)는 위기를 관리하는 가장 기본적인 세가지 교훈을 신속한 대응과 일관성 유지 그리고 개방적 유지로 정리한다. 이런 점에서 삼성의 1차 리콜 결정은 시기적으로 대응이 늦었다는 점에서 비판을 면할 수는 없지만, 결정이 전격적이었으며 포괄적이었고 대범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긍정적 평가를 이끌었다. 이런 과감한 정책 때문인지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츈(Fortune)은 삼성전자의 이러한 결정을 성공적인 리콜 전략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문제는 여기에서부터 다시 시작했다. 배터리 문제로 발표했지만, 단종발표를 한 현 시점에서는 발화의 원인을 배터리로만 볼 수 없는 실정이다. 사실 배터리 발화 사건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리튬 이온 건전지의 대표적 사건은 2013년에 보잉 드림라이너스(Boeing Dreamliners)가 화재 후 불시착한 일이 있었고, 2013년과 2016년에는 테슬라 자동차의 화재 사건도 있었으며, 최근에는 하버보드(Hoverboards)라는 전동 스케이트보드에서 60회 이상의 화재로 리콜이 있기도 했다. 그러나 노트 7의 경우는 위의 사례들과는 달리 리콜 후 재판매에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발화가 되었기에 그 원인이 오리무중(五里霧中)이다.

위기관리의 여러 성공사례 가운데 수업시간에 꼭 언급하는 사례가 있는데, 타이레놀 독극물 사건, 바비인형의 납성분 검출 사건, 거버 유아식의 유리조각 사건, 월마트의 안티사이트 사건, 젯 블루 항공사의 고객 불편 사건 등 그 예이다. 그러나 이번에 노트 7 사건은 위의 사례들과 전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기업이 아직 원인을 모른다는 것이다. 사고 발생 원인을 알아야 신속한 대응을 통해 일관성을 갖고 개방적 유지를 할 수 있는데, 현 시점에서는 소비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정보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시기적인 면에서도, 방법론적인 면에서도 예측이 불가능하고, 기업이 향후 어떠한 대책을 세워야 할지 불분명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어떠한 방안을 가져야 하는가?

먼저 내부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해야 한다. 위기는 밖에서 발생되지만, 혼돈과 혼란은 내부 조직의 몫이다. 사기가 꺾이는 것은 물론이고, 동요로 인한 손실도 막대하다. 시의 적절하게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지난 11일 메일을 통해 임직원을 다독이는 행동을 취했고, 사내 인트라넷을 살펴보니, 임직원들의 극복노력이 눈에 띈다. 결국 힘의 근원은 조직원이고, 조직이다.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하는 조직원의 혼연일체가 출발점이 될 것이다. 두번째는 불확실성을 감소시켜야 한다.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불확실성이다. 발화요인이 무엇인지를 밝히는 것이 급선무일테고, 이후 회수된 노트 7의 처리는 어떻게 할지, 갤럭시 또는 노트라는 브랜드를 어떻게 유지시킬 것인지 시장이 예측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실질적 책임자가 나서야 한다. 이번 사건의 여파가 이재용 부회장 체제의 삼성전자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을 것이다. 리콜과 단종이 이재용 부회장의 결단이라는 기사가 전해지기도 한다. 원하든 원하지 않던, 이재용 부회장의 리더쉽이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많은 난관을 이겨내고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생존 본능의 DNA와 브랜드 파워, 조직원의 힘 그리고 리더쉽이 빛을 발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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