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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박한 지진·홍수에 ‘팩스 보고’?… 어이없는 안전처의 고집

이재운 IT정보화부 기자 

이재운 기자 jwlee@dt.co.kr | 입력: 2016-10-09 17:00
[2016년 10월 10일자 15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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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박한 지진·홍수에 ‘팩스 보고’?… 어이없는 안전처의 고집


긴박한 지진·홍수에 ‘팩스 보고’?… 어이없는 안전처의 고집
이재운 IT정보화부 기자


또 늦었다. 여름철 폭염 경보를 그렇게 울려대던 '긴급재난문자(CBS)'는 태풍 '차바'로 인한 홍수에 또 뒤늦게야 발송됐다.

국민안전처가 미적거리는 사이 울산의 소방관은 고립주민 구조에 나섰다가 급류에 휩쓸려 순직했다.

지난 5일 오전 울산 지역에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얼마 안 가 태화강이 범람하기 시작하면서 재난이 닥쳤다. 낙동강 홍수통제소가 홍수주의보를 발령하며 안전처에 통보한 시간은 오후 12시 13분. 하지만 문자 발송은 그로부터 16분 뒤인 12시 29분에야 이뤄졌다.

물난리를 겪어 본 사람은 안다. 16분이란 시간은 물의 양에 따라 마을 하나쯤은 순식간에 쓸어가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지난달 지진 발생 때는 또 어땠나. 여러 차례 지진에도 역시 15분 이상이 지나서야 '지진이 났다'는 내용만 알렸을 뿐이다. 위험한 물건을 치우거나 피하고 가스 밸브를 잠그는 등의 안전 조치가 이뤄졌어야 했지만 이미 진동이 끝난 뒤에야 뒷북만 쳤다.

왜 이렇게 늦는 걸까. 안전처는 기상청이나 홍수통제소 등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팩스'로 전달받는다. 팩스 발송은 전화번호를 누르고 해당 이미지를 스캔하면 이를 다시 속도가 느린 전화선을 통해 이미지를 보내는 구시대적이고 후진적인 방식이다. 빛의 속도로 데이터를 보내는 인프라가 전국에 보급돼있고 세계 최고의 스마트폰과 세계에서 가장 빠른 무선통신 속도를 자랑하는 나라에서, 막상 재난 대응에는 이를 고집한다.

안전처는 4년간 14억원을 들여 트위터상의 정보를 수집, 분석해 활용할 수 있는 '소셜빅보드' 서비스를 개발했다. 하지만 활용은 미미하다. 박성중 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실시간 모니터링 기능까지 갖춘 이 시스템을 일부 공공기관에서만 활용하는데 그치고 있다. 그 사이 민간에서는 개인 개발자가 '지진희알림'이라는 서비스를 순식간에 개발해 호응을 얻었다.

이명수 새누리당 의원은 "안전처가 '빅데이터 활용 종합계획'에 따라 17개 과제를 발표했으나, 지난해 연구개발 선도과제 3건 모두 뚜렷한 업무적용 실적이 없었으며, 올해 과제 역시 실효성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한다. 여당 의원들마저 질타하고 있지만, 개선은 요원하다.

안전처는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입장만 반복한다. 그렇게 신중한 사이 재난대응에는 여전히 깜깜이다.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해양경찰관 10명 중 7명이 '지잔·해일 발생 시 제대로 대응이 어렵다'고 답했다. 동료가 희생되고, 동료들이 불신하는 조직이 안전처의 현주소다.

이재운 IT정보화부 기자 j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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