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충족 엔진개발 못해
판매중단… 철수 밟을듯
당분간 신흥국시장 초점
판매중단… 철수 밟을듯
당분간 신흥국시장 초점
[디지털타임스 노재웅 기자]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잇달아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지만, 아직 기술적 한계로 인해 한국과 일본의 완성차 업체들과 본격적인 글로벌 경쟁을 벌이기에는 부족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자동차 선진 시장인 유럽에서 쓴맛을 본 중국 업계는 아직 환경기준이 약한 신흥국 시장으로 방향을 틀어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장성자동차와 상하이자동차는 최근 유로6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엔진을 개발하지 못해 서유럽 시장에서 판매 중지 상태에 놓였다.
픽업트럭으로 서유럽 시장에 진출한 장성자동차는 유로6 디젤 모델의 개발 계획이 없다고 밝혔고, 올 상반기 판매량도 43대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장성자동차는 자연스레 유럽에서 철수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MG로버를 인수해 영국에 진출했던 상하이자동차도 유로6에 맞게 엔진을 개발하지 못해 판매를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상하이자동차는 그동안 MG 제품을 중국에서 부품을 수입해 조립 생산했으나, 앞으로 모든 생산과정을 중국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중국 자동차 업계는 중국 시장에서 최근 전기차 등 친환경차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나 소비자 수요가 대폭 증가한 반면, 디젤차는 그렇지 못해 신규 투자가 어려운 점을 이유로 들었다.
게다가 디젤차 수용을 위해 중국 정부에 로비를 하는 시기에 폭스바겐 사태가 터진 것도 어려움을 배가하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중국 완성차 업계는 당분간 신흥국 시장 진출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자동차는 내년부터 멕시코 신규 공장을 통해 현지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고, 지리자동차는 이집트, 이란, 에티오피아 등에 이어 내년 벨라루스에 신규 부분조립 공장을 설립할 방침이다. 이밖에 상하이자동차와 창청자동차는 인도 시장에 각각 신규 공장 설립을 진행 중이다.
중국자동차산업협회(CAAM)는 중국 완성차 수출이 2020년까지 연간 300만 대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지난해 중국 완성차 수출은 72만8200대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보다는 개도국을 중심으로 중국 완성차 업계가 해외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며 "이곳들은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고 우리나라와 일본 등 기존 아시아 완성차 강대국들도 놓쳐선 안 되는 중요 시장이라는 점에서 경계하고 한발 앞선 시장 점유와 기술 확보가 시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재웅기자 rip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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