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5년 합계액의 2배↑
기술력·규모의 경제 갖춘
칭화유니·소프트뱅크 등
대형 M&A 잇단 추진
기술력·규모의 경제 갖춘
칭화유니·소프트뱅크 등
대형 M&A 잇단 추진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최근 1년 9개월 동안 이뤄진 반도체 업체 인수·합병(M&A) 시장 규모가 2010년 이후 5년을 합친 것보다 2배 이상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자율주행차와 스마트홈 등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중국 등 주요 국가의 대규모 투자 행보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26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와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올해 9월 중순까지 승인된 반도체 업계 M&A 규모는 총 553억달러(약 61조3000억원)로 2014년 연간(169억달러)의 약 3배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791억달러)과 비교하면 약 30% 줄었지만 최근 6년간 연평균은 훨씬 뛰어넘은 숫자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약 7분기 동안 반도체 업계에서 이뤄진 M&A 규모는 1591억달러(약 176조5000억원)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간 실적을 모두 합한 숫자(626억달러)보다 154.2% 늘어났다.
실제로 반도체 시장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대형 M&A가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과 샌디스크 등의 M&A를 추진하면서 '반도체 굴기'의 대표 주자로 떠오른 칭화유니그룹은 최근 자국 반도체 업체인 XMC를 인수하기로 했고, 미국 래티스반도체의 지분을 6% 인수하는 등 M&A를 앞세운 시장 영향력 강화를 노리고 있다.
여기에 일본 소프트뱅크는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인 ARM홀딩스를 3조3000억엔(약 36조3000억원)에, 미국 아날로그디바이스는 경쟁사인 리니어테크놀로지를 148억달러(16조4000억원)에 각각 인수한다고 밝히는 등 대형 M&A가 속속 등장하는 중이다.
이는 스마트폰과 PC 등을 중심으로 성장하던 반도체 시장이 최근 IoT의 등장으로 자동차와 가전기기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성장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KOTRA가 최근 발표한 '지능형 반도체 시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TMR은 세계 시스템 반도체 시장이 2014년 359억5000만달러 규모에서 연평균 10.5%씩 성장해 오는 2021년에는 719억8000만달러로 늘어난다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기술력은 물론 규모의 경제를 갖춰 시장을 선점하려는 업계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반도체 업계 후발주자인 칭화유니그룹은 지난해 말 최대 2000억위안(36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반도체 업체에 대한 지분 투자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인텔과 삼성전자를 포함한 반도체 업계 상위 10위권 업체의 매출 점유율은 전체의 54.2%에 이르고 있다. 업계는 시장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질 것으로 보면서, 특히 후발 업체가 자동차 등 기존 산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기술은 물론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M&A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승우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시스템 반도체가 완제품과 서비스의 차별화 요인으로 부각되면서 반도체 역량을 확보해 주력 비즈니스의 고도화와 신규 수익을 창출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도 두드러질 것"이라며 "사물인터넷 시대의 성장 동력을 찾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 역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트렌드에 대응할 수 있는 다각적인 전략 마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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