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만기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
![[포럼] `스마트공장`, 제조업 혁신 이끈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609/2016092602102251101001[1].jpg "[포럼] `스마트공장`, 제조업 혁신 이끈다")
독일 남부의 소도시 슈베비슈 할에 위치한 향수 제조기업 '옵티마'는 소비자 요구에 따라 각기 다른 향수 30개를 1분 안에 생산해 낸다. 이 제품들은 저마다 다른 재료 배합과 공법에 따라 제작된다. 스마트공장을 구축한 후 고객 맞춤형 대량생산(mass customization)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처럼 요즘 고객들은 자신만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제품을 원한다. 고객의 요구를 충실히 반영해 신속히 제품을 출시하는 기업이 시장을 선점하고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스마트공장은 기존 설비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공정과 생산방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기업의 혁신 수단이다. 대내외 경제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혁신을 통한 1대 1 맞춤형 생산과 생산성 향상은 우리 기업들이 외면할 수 없는 과제다. 특히 사정이 열악한 중소기업의 경우 스마트공장 도입이 더욱 필수적이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해부터 중소·중견기업들을 대상으로 스마트공장 보급사업을 추진해 왔다. 현재까지 지원을 받은 기업은 총 2045개사로, 구축이 완료된 기업들은 평균 생산성이 25% 향상됐으며, 시제품 제작기간 단축, 생산품목 증가 등 다양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경기 불황에 따른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스마트공장 도입을 통해 국내·외 바이어로부터 제품 신뢰도가 높아져 신규 수주를 확보하고 기업 회생의 기회로 삼은 사례도 확인되고 있다. 일례로, 경기도 시흥에 있는 한 자동차용 도장기기 제조업체는 제품개발지원시스템(PLM)을 도입한 뒤, 설계도면과 엔지니어링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체계적으로 관리해 시제품 개발기간이 절반으로 단축되고, 생산 품목수는 60% 증가되어 매출이 20% 이상 증가한 바 있다.
스마트공장 보급사업에는 삼성, 현대차, LG 등 주요 대기업들도 동참해 성과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이들은 자금과 전문인력, 중소·중견기업 재직자 교육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스마트공장 도입 우수사례를 발굴·확산하는 노력도 병행해 중소·중견기업의 자발적인 스마트공장 도입을 유도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민관 협력을 통해 스마트공장 보급·확산은 더욱 속도감 있고 내실 있게 추진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지금까지 구축된 스마트공장의 수준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가고, 스마트공장 확산을 새로운 산업 발전의 동력으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공장의 스마트화에 필요한 기계, 부품, 센서 및 솔루션을 생산하는 공급산업의 육성도 매우 중요하다. 스마트공장 도입 수요가 많아져 저변이 확대되면 공급산업의 규모 자체는 성장할 수 있지만, 이를 외산 제품이 아닌 우리 공급산업의 성장과 발전의 기회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핵심기술에 대한 지속적 관심과 과감한 투자가 지속돼야 한다. 또 스마트공장에 구축된 시스템을 충분히 활용하고 유지·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설비 등의 표준화와, 기업 정보 유출에 대비한 보안 역시 정부와 민간이 함께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중요 과제다.
세계는 지금 4차 산업혁명에 주목하고 있다. 스마트공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담보할 수 있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 스마트공장이 개별기업 차원의 설비 교체나 생산성 혁신을 넘어 제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고, 이전에 없던 새로운 산업을 창출해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해 나갈 수 있는 혁신의 키워드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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