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찬 연세대 교수·과실연 명예대표
![[시론] 4차 산업혁명, 위기인가 기회인가](http://contents.dt.co.kr/images/201609/2016092302102369607001[1].jpg "[시론] 4차 산업혁명, 위기인가 기회인가")
요즈음 정부, 국회, 언론 등을 비롯해 여기저기에서 제4차 산업혁명에 제대로 대비하기 위한 다양한 형태의 논의가 이어져 가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알파고와 이세돌 9단 간의 대국을 통해 세상이 정말 빠르게 변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우리 사회는 미래에 대해 더욱 긴장하며 새로운 방안들을 적극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일자리가 많이 사라지며 양극화가 심화되어, 대다수 국민들의 삶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한다. 관리직, 화이트 칼라가 가장 많이 해고되고, 직종도 고소득 전문 영역, 단순 노동 영역으로 양분된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은 인간에게 적응할 시간조차 주지 않고 지나치게 빨리 발전하고 있어, 20년 안에 컴퓨터와 기계에 47%의 일자리를 넘겨줘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다른 한편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의 개념 자체에 문제 제기하며, 이를 단순히 첨단기술의 변화로 이해하고 있다. 현재 인공지능은 '규칙'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게임'에서는 성공적일 수 있지만, 인간의 행위, 사회 제도 등 '현실' 사회와 상호작용하는 일에서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새로운 직종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므로 두려워하거나 요란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알파고처럼 인공지능 관련 기계의 능력이 빠르게 인간의 영역으로 넘어오고 있다. 산업현장에 상상력, 소프트웨어 기반의 파괴적 혁신이 일어나고 있으며, 시장이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상상력, 디자인을 통해 전혀 생각지 못했던 융합과 스토리가 만들어지고, 이는 컴퓨터의 엄청난 연산능력과 빅 데이터의 활용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오늘의 새로운 변화에 적극 대처해야 하며, 미래 생존 차원에서 지혜롭게 잘 대응해나가야 한다. 다보스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의 제4차 산업혁명 적응 순위는 25위다. 노동시장 유연성, 기술, 교육, 인프라, 법적 보호 수준을 높여야 한다. 제4차 산업혁명을 또 하나의 유행, 쏠림 현상으로 만들거나, 가시적, 단기적 성과에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 긴 호흡으로 내공을 쌓아야 한다.
그런데 제4차 산업혁명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기반이 되는 인재 양성과 과학기술 발전을 중시해야 한다. 우선 인간이 창의성을 가지고 기계를 잘 활용해야 하는데 그 기본원리를 잘 이해해야 한다. '코딩', '소프트웨어' 교육이 요구되는 이유다. 그런데 이러한 교육은 기술적인 요소이므로 이의 기초가 되는 수학도 더 강화시켜야 한다. 또한 학습 능력,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능력, 질문하는 습관, 존재하지 않는 것을 찾는 훈련, 협업 역량 등을 강조해야 한다. 또한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과학기술, 특히 장기적 안목에서 기초과학 연구의 질을 높여나가야 한다.
제4차 산업혁명의 관점에서 한국은 많이 뒤처져 있다고 하지만, 우리는 세계 5위 그룹에 있는 로봇공학을 비롯해, 전자산업, 정보기술 산업, 자동차 산업 등의 저력이 있다.
제3차 산업혁명을 성공으로 이끌었던 인내와 열정과 도전으로 제4차 산업혁명도 새로운 기회로 만들 수 있다. 다만, 생각하고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 특히 그동안 쌓인 획일성, 경직성을 다양성, 유연성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위계질서라는 틀도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은 우리의 의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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