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엔' 사상 최대 실적 '신의 한수'
전문가 영입으로 게임사업 부활
핵심 캐시카우·성장 동력 부진
새 O2O 서비스 등 2년차 기대
전문가 영입으로 게임사업 부활
핵심 캐시카우·성장 동력 부진
새 O2O 서비스 등 2년차 기대
임지훈 카카오 대표 취임 1년
30대 젊은 CEO의 홈런포는 터지지 못했다. 23일 취임 1주년을 맞는 임지훈(36) 카카오 대표 얘기다.
지난 1년 임 대표는 여러 공격적 사업 시도로 카카오를 지휘했지만, 아직 만족할만한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임 대표는 국내 최대 음원 서비스 사업자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성공적으로 인수하고, '탈 카카오' 행보를 보이던 게임사들의 발길을 돌려세우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핵심 매출원인 광고 사업이 부진의 늪에 빠지고, 호기롭게 벌인 O2O(Online to Offline. 온·오프라인 연계) 사업들이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발목을 잡혔다.
임 대표의 대표 성과로 꼽히는 것은 국내 1위 음원 서비스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다. 1조8700억원을 투입해 로엔을 인수할 당시 고가 인수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로엔이 지난 2분기 매출 1104억원, 영업이익 206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면서 논란은 사라졌다.
카카오가 지난 2분기 실적을 개선할 수 있었던 것도 멜론 영향이 컸다. 지난 2분기 카카오의 영업이익은 26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3% 증가했다. 연결 실적 중, 로엔의 실적을 제외한 카카오의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 적은 86억원에 그쳤다.
임 대표는 게임사들의 '탈 카카오' 행보로 내리막길을 걷던 게임사업을 살려냈다는 평가도 받는다. 카카오 게임사업은 2015년 매출이 전년보다 10%나 감소한 2324억원에 그치면서 위기를 맞았다가 최근 다시 활기를 찾았다. 작년 말 게임업계 거물 남궁훈 엔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를 게임사업을 총괄하는 CGO이자 부사장으로 영입한 것이 큰 전환점이 됐다는 분석이다. 남궁 대표는 NHN 한게임 사업부장, NHN 미국 법인 대표, CJ E&M 게임부문 대표,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 대표를 역임했다.
카카오는 카카오게임즈의 온라인게임 '검은사막'의 북미·유럽 흥행으로 지난 2분기 게임사업 매출(783억원)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45%나 늘었다. 남궁 대표 영입 이후 새롭게 시작한 모바일게임 배급사업을 통해 3분기에 출시한 '아이러브니키 포 카카오', '놀러와 마이홈 포 카카오'도 흥행작 반열에 올랐다.
문제는 광고, O2O 사업이다. 광고 부문은 이 회사 총 매출의 36%를 차지하는 캐시카우이지만,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지난 2분기 광고사업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1%나 감소한 1362억원에 그친 것. PC 광고가 줄어든 만큼 모바일 광고에서 수익을 벌충할 수 있는 복안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O2O 부문에서는 카카오택시, 카카오헤어샵, 카카오드라이버 등 새롭게 시작한 사업들이 확실한 캐시카우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택시 호출 앱 카카오택시는 무료로 운영 중이고, 대리운전 호출 앱 카카오드라이버는 수차례 요금체계를 개편했지만, 아직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미용실 예약 O2O 카카오헤어샵의 경우, 일부 상품이 소셜커머스에서 더 싼 값에 팔리고 있어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 캐시카우 사업과 미래 캐시카우 사업이 주춤거리는 동안, 연초 11만~12만원 대를 유지하던 카카오 주가는 최근 30% 이상 급락해 현재 8만원대 초반을 맴돌고 있다.
하지만 취임 2차년를 시작하는 임 대표의 앞날이 암울한 것만은 아니다. 수익화에 무게를 둔 O2O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각각 연내, 내년 초 출시 예정인 카카오파킹(주차장 추천·예약 O2O), 카카오클린홈(가사도우미 O2O) 등이 그것이다. 두 서비스 모두 수수료 기반으로 운영해 O2O 사업의 수익성 논란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기존 O2O에 B2B(기업 간 거래) 광고를 접목한 최근의 시도도 O2O 수익성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카카오는 카카오택시를 폭스바겐, 피아트, 포드 등 수입차 시승 이벤트와 연계 중이다. 카카오택시로 택시를 호출한 이용자에게 인근 지역의 수입차 전시장에 있던 차량을 보내는 형태로, 이용자는 수입차 업체 직원이 운전하는 차량으로 목적지까지 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는 수입차 업체로부터 광고 수익을 얻는다.
부진한 광고사업부문에서는 구원투수 영입 효과가 기대된다. 최근 임 대표는 광고사업부문을 신설, 광고전문가로 통하는 여민수 전 LG전자 글로벌마케팅부문 상무를 광고사업부문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김수연·정채희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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