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상륙 앞두고 기대감 상승
홈페이지 개설·전시장 개장 눈앞
'걸음마' 업계 선구자 역할 해도
인도 늦고 보조금지급 없어 한계
자율주행차 안전성 논란도 과제
홈페이지 개설·전시장 개장 눈앞
'걸음마' 업계 선구자 역할 해도
인도 늦고 보조금지급 없어 한계
자율주행차 안전성 논란도 과제
■ 미래를 달린다, 스마트카
(20) 테슬라
[디지털타임스 노재웅 기자] 전기차 하나로 전 세계 완성차 업계를 뒤흔든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곧 국내에 상륙한다. 차량 사전계약을 할 수 있는 한글 홈페이지를 개설한 데 이어 전시장 개장도 눈앞에 뒀다. 벌써 각종 자동차 커뮤니티에는 테슬라에 대한 기대감을 표출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개화하기 이전에 등장해 화제를 모았던 아이폰을 떠올리게 한다.
테슬라 상륙이 코앞으로 다가온 현재, 비관적인 전망을 하는 전문가도 상당하다. 낮은 생산성에 따른 차량 인도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을 비롯해 잦은 빈도로 보도되는 자율주행 관련 사망사고 소식과 국내에는 없는 충전 인프라, 보조금 미적용 문제 등 직면한 어려움이 너무 많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슬라의 등장이 어떤 형태로든 성장이 더딘 국내 전기차 시장에 불쏘시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테슬라 전기차는 이르면 올 연말부터 국내에서 구매할 수 있을 전망이다. 테슬라 측은 최근 연말부터 모델 S를 매장과 시승행사 등에서 체험할 수 있고, 모델 X는 내년 초 뒤따를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구매 시기 역시 비슷할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문제는 인도 시점이다. 테슬라는 차량 주문 이후 통상 3~4개월이 필요하다고 설명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과 일본 등 인근 아시아 국가 홈페이지에선 차량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 사전계약을 진행하는 반면, 국내 홈페이지는 단순한 예약 기능만 갖췄을 뿐이다. 우리보다 2년 먼저 앞서 진출한 중국에서는 6개월 넘도록 제품을 인도받지 못해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우리나라 정부가 제공하는 구매 보조금을 적용받지 않는 점도 판매 확산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테슬라 모델 S의 배터리 용량은 70㎾h와 90㎾h, 모델 X는 75㎾h와 90㎾h 등으로 모두 완속충전기(7㎾h)로 완전충전에 10시간 이상 걸려 보조금 지급 대상이 아니다. 이에 테슬라는 구형 모델인 60㎾h급 모델 S를 국내 판매용으로 들여올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얼리어답터가 되고자 했던 소비자는 졸지에 시대에 뒤처진 차량을 받을 수도 있다.
국내 진출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직면한 과제도 있다. 지난 5월 미국에서 발생한 자율주행 기능 사용 관련 사망사고가 발생한 이후 잇따르고 있는 각종 안전성 논란이다. 테슬라는 최근 물체 식별장치인 레이더를 대폭 강화했지만,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불신은 이미 만연해진 상태다.
물론 테슬라는 부정적 요건 속에서도 최고의 미래가치를 인정받을 정도로 새로운 도전을 꽤 성공적으로 밀어 부쳐온 회사다. 연간 겨우 6만대를 생산할 뿐이지만 미국 최대 완성차 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의 3분의 2에 달하는 시가총액이 이를 증명한다.
최근 테슬라의 수장인 엘론 머스크는 앞으로 10년을 예고하는 '마스터플랜 2'를 발표하면서 자동차에서 버스, 트럭까지 전기차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를 실현하는 데 있어 기가팩토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연간 50만대에 탑재할 배터리를 납품하기 위해 건설 중인 기가팩토리는 내년부터 생산을 시작해 2020년 완전가동한다. 기가팩토리의 가동은 새로운 보급형 차종인 모델 3의 출시와 맞물려 테슬라에 제2의 전성기를 안겨줄 열쇠로 기대받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 테슬라의 성공을 예단하긴 어렵지만, 계획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2018년을 전후해서는 국내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테슬라의 존재 자체가 국내 전기차 산업 전반에 큰 자극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율주행 기술과 관련한 보험 및 제도 등 숙제를 빠르게 풀어가는 데도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재웅기자 ripbir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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